'중국산 짝퉁' 보름이면 나온다 .. 삼성·LG등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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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에서 국산 전자제품의 '짝퉁'상품 출시 시기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대개 국산 제품이 선보인 지 3개월 뒤에나 나타났던 짝퉁 상품이 최근에는 보름 정도만 지나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대응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삼성전자 중국법인은 지난 9월 한 달간 중국 주요 도시에서 '삼성제품 짝퉁 감별법'이라는 이색 광고를 내보낼 정도로 시달리고 있다.
광고에는 '짝퉁 구매시 AS(애프터서비스)불가' 등의 경고성 내용까지 담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짝퉁제품 신고자에게 한시적으로 포상금을 주는 고육지책까지 내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에는 신제품 출시 후 보름여만 지나면 시장에 짝퉁이 쏟아지고 있다"며 "법적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소비자의 인식전환을 위한 갖가지 묘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들 짝퉁 제품은 정품의 3분의 1 가격으로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경고장 발송과 소송 으름장 외에는 손쓸 방법이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더욱이 일부 지역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경고장 발송 등의 강경대응에 나서면 줄행랑을 치는 '먹튀형' 업체까지 속출하고 있어 지속적인 대응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실제 10월 초 중국 주요 도시에서 디자인 도용 실태조사를 벌인 삼성전자 디자인센터 직원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삼성전자 MP3 '옙' 신제품의 디자인 및 상표를 도용한 현지 업체가 무려 70개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현지 변리사를 통해 경고장을 보내는 등 조치를 취하려 했으나 영세 먹튀형 중국 업체들의 소재 불분명으로 허사에 그쳤다.
디자인센터 관계자는 "중국 내 주요 도시의 대형 전자상가에서 판매되는 전자제품의 20%가량이 '짝퉁'인 것 같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베끼기 현상에 조사팀도 놀랐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올해 초 슬림형 휘센 에어컨의 삼면출구 방식을 모방한 중국의 S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비슷한 제품을 출시한 중국의 J사,G사 등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중국 업체의 디자인 도용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어 일부 국내 중소기업은 아예 대응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LG전자 디자인센터 관계자는 "교묘하게 버튼이나 화면위치를 바꾸는 등 디자인 베끼기도 점차 지능화되고 있어 비용과 정보가 부족한 중소업체는 소송은 아예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