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테크 A to Z] (1) "노후에 10억이상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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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에 가장 관심이 많은 30,40대 직장인들.모이면 주식과 부동산 얘기를 하는 그들은 눈앞에 다가온 고령사회의 충격에 잘 대비하고 있는 것일까.
한국경제신문이 40세 전후 직장인을 대상으로 노후 대비 실태를 조사한 결과는 불행히도 '아니다'였다.
조사에 응한 665명은 서울과 수도권지역 기업체(공기업 금융회사 포함)에서 근무하는 중간 간부급(부장에서 과장 사이).한국의 대표적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이들 중 절반(333명)은 퇴직 후 노후자금이 10억원(국민연금 퇴직금 포함)을 넘어야 한다고 답했다.
'7억원 이상' 응답자(138명)를 포함하면 70%를 웃돈다.
이는 삼성생명이 55세 이상 가구의 기초 생활비(월 133만원)를 토대로 산출한 노후자금 4억7000만원의 두 배 수준이지만,그 정도는 가져야 품위를 유지하며 노후를 보낼 수 있다는 게 이들의 대체적인 생각이었다.
하지만 노후에 대한 이 같은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77%인 513명은 현재까지 확보한 자금이 목표치의 30%에도 못 미친다고 답했다.
10% 이하도 37%에 달했다.
사오정(45세 정년) 기류가 확산되는 요즘,한발 물러서 오륙도(56세에도 근무하면 도둑)의 잣대를 대입해도 15년간 최소 5억~7억원을 더 모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자녀 교육이나 내집 마련 때문에 아예 노후를 대비하지 못하거나,노후 준비가 미진하다는 응답자도 45%나 됐다.
이들은 노후자금 중 국민연금이 채워줄 비중이 30%를 밑돌 것이라며 강한 불신을 표시했다.
양로원 치매병원 등 노인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극히 미비한 현실을 감안할 때 정부만 믿고 노후를 맞을 경우 곤경에 처할 것이란 불안감이 그만큼 컸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퇴직 후 재취업을 희망하고 있으며,식당 창업은 물론 시간제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도 이런 현실의 반영인 셈이다.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PB본부 부장은 "자녀 학비 등으로 지출이 많은 30대 후반,40대 초반의 경우 총 수입의 30%를 저축하는 게 최대치며,추가로 저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5억~7억원 정도를 모으려면 기존의 재테크 패턴을 재점검하는 등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노테크 준비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며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면 우선 생애 재무설계부터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