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을 배운다] 고교생 로봇 동아리 '페이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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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기 고양시 일산 한국국제전시장(KINTEX). 이곳에서 열리고 있는 '로봇피아드 2005' 행사장 한쪽에서 로봇축구 경기가 한창이다.
어른 키 크기의 미니 축구장에서 팀당 3대씩 모두 6대의 로봇이 공 하나를 놓고 격렬한 몸싸움까지 벌이며 골넣기 시합을 하고 있다. 때로는 방향을 잃어 헤매기도 하지만 이리저리 공을 몰고 다니는 로봇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팀은 대전고 로봇 동아리 '페이비스(PABIS)'. 팀장인 2학년 윤지헌군(17) 등 10명으로 짜여져 있다.
이들이 고등학생이라고 실력을 얕보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게 게임을 지켜본 대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페이비스 멤버들 역시 로봇에 관한 지식에 있어선 나름대로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로봇 1대 조립하는 데 30분이면 충분해요."
윤군은 "예전 같으면 로봇을 대학의 박사나 연구하는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어릴 적 레고 블록놀이를 하듯이 로봇의 매력에 빠져 취미생활로 로봇 만들기를 즐기는 친구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요즘은 상당한 수준의 로봇을 쉽게 구입해 조립해 볼 수 있고 어린이를 위한 로봇 학원도 생겼다고 한다.
국내 업체에서 판매하는 축구용 로봇은 대략 40만원이면 살 수 있다.
하지만 각종 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겨뤄보려고 한다면 모터나 컴퓨터 칩을 신형으로 바꾸고 로봇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소프트웨어도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그러면 1대를 만드는 데 필요한 돈이 12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고등학생으로서는 부담하기 쉽지 않은 액수다.
동아리 소속 인원이 10명인 페이비스는 각종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다 보니 학교로부터 일부 지원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이들이 찾아간 사람이 페이비스 출신 선배로 로봇개발업체인 유진로보틱스의 대전지사장으로 있는 정학경씨.후배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정 지사장은 선뜻 로봇을 지원해 줬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페이비스 멤버들이 가끔씩 열리는 로봇 행사에 참가해 시연을 하거나 행사 진행을 도와주는 조건이다.
일종의 아르바이트인 셈이다.
"좋은 로봇을 후원받은 데다 행사에 참여하면서 로봇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까지 배울 수 있어 일거양득"이란 게 1학년 이광우군(16)의 설명이다.
이들은 주로 방학을 이용해 실전 축구 연습을 하고 학기 중에는 매주 토요일 클럽활동 시간을 활용한다.
로봇의 외관을 패셔너블하게 꾸미고 기능을 향상시키는 게 주된 작업이다.
물론 멤버들의 참석률은 매번 100%다.
"단순히 조립만 해서 끝나는 게 아니에요.
로봇이 여러 상황에 적절히 대응해 움직일 수 있도록 전략을 짜고 이를 프로그래밍하는 일이 핵심이죠.그래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도 공부하고 있어요." 이군의 말이다.
그럼 이들의 꿈은 뭘까.
익히 짐작할 수 있겠지만 로봇이나 기계공학자가 되는 것이다.
윤군은 "로봇을 수리해 주는 로봇 닥터나 전문적인 로봇을 개발하는 연구자가 되려는 친구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로봇이 생활 속으로 파고들면 그만큼 로봇 전문가의 일도 많아질 거란 기대감도 숨기지 않는다.
"로봇은 사람이 즐기기 위한 단순한 도구가 아니에요.
친구처럼 생각돼요." 윤군의 말에는 나름대로 로봇에 대한 철학까지 담겨 있어 보인다.
이번행사는 30일까지 계속된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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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Tip! >
◆로봇대회 사이트
로봇피아드 www.robotpiad.org
국제로봇올림피아드 www.iroc.org
로봇축구대회 www.krsa.org
한국지능로봇경진대회 irc.postech.ac.kr
로보원 www.robo-one.or.kr
SoC 로봇워 www.socrobotwar.com
어른 키 크기의 미니 축구장에서 팀당 3대씩 모두 6대의 로봇이 공 하나를 놓고 격렬한 몸싸움까지 벌이며 골넣기 시합을 하고 있다. 때로는 방향을 잃어 헤매기도 하지만 이리저리 공을 몰고 다니는 로봇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팀은 대전고 로봇 동아리 '페이비스(PABIS)'. 팀장인 2학년 윤지헌군(17) 등 10명으로 짜여져 있다.
이들이 고등학생이라고 실력을 얕보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게 게임을 지켜본 대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페이비스 멤버들 역시 로봇에 관한 지식에 있어선 나름대로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로봇 1대 조립하는 데 30분이면 충분해요."
윤군은 "예전 같으면 로봇을 대학의 박사나 연구하는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어릴 적 레고 블록놀이를 하듯이 로봇의 매력에 빠져 취미생활로 로봇 만들기를 즐기는 친구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요즘은 상당한 수준의 로봇을 쉽게 구입해 조립해 볼 수 있고 어린이를 위한 로봇 학원도 생겼다고 한다.
국내 업체에서 판매하는 축구용 로봇은 대략 40만원이면 살 수 있다.
하지만 각종 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겨뤄보려고 한다면 모터나 컴퓨터 칩을 신형으로 바꾸고 로봇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소프트웨어도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그러면 1대를 만드는 데 필요한 돈이 12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고등학생으로서는 부담하기 쉽지 않은 액수다.
동아리 소속 인원이 10명인 페이비스는 각종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다 보니 학교로부터 일부 지원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이들이 찾아간 사람이 페이비스 출신 선배로 로봇개발업체인 유진로보틱스의 대전지사장으로 있는 정학경씨.후배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정 지사장은 선뜻 로봇을 지원해 줬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페이비스 멤버들이 가끔씩 열리는 로봇 행사에 참가해 시연을 하거나 행사 진행을 도와주는 조건이다.
일종의 아르바이트인 셈이다.
"좋은 로봇을 후원받은 데다 행사에 참여하면서 로봇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까지 배울 수 있어 일거양득"이란 게 1학년 이광우군(16)의 설명이다.
이들은 주로 방학을 이용해 실전 축구 연습을 하고 학기 중에는 매주 토요일 클럽활동 시간을 활용한다.
로봇의 외관을 패셔너블하게 꾸미고 기능을 향상시키는 게 주된 작업이다.
물론 멤버들의 참석률은 매번 100%다.
"단순히 조립만 해서 끝나는 게 아니에요.
로봇이 여러 상황에 적절히 대응해 움직일 수 있도록 전략을 짜고 이를 프로그래밍하는 일이 핵심이죠.그래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도 공부하고 있어요." 이군의 말이다.
그럼 이들의 꿈은 뭘까.
익히 짐작할 수 있겠지만 로봇이나 기계공학자가 되는 것이다.
윤군은 "로봇을 수리해 주는 로봇 닥터나 전문적인 로봇을 개발하는 연구자가 되려는 친구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로봇이 생활 속으로 파고들면 그만큼 로봇 전문가의 일도 많아질 거란 기대감도 숨기지 않는다.
"로봇은 사람이 즐기기 위한 단순한 도구가 아니에요.
친구처럼 생각돼요." 윤군의 말에는 나름대로 로봇에 대한 철학까지 담겨 있어 보인다.
이번행사는 30일까지 계속된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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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Tip! >
◆로봇대회 사이트
로봇피아드 www.robotpiad.org
국제로봇올림피아드 www.iroc.org
로봇축구대회 www.krsa.org
한국지능로봇경진대회 irc.postech.ac.kr
로보원 www.robo-one.or.kr
SoC 로봇워 www.socrobotwa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