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번역돼 나온 '과학 혁명의 사상가 토머스 쿤'(웨슬리 샤록·루퍼트 리드 지음,김해진 옮김,사이언스북스)은 '패러다임'과 '과학 혁명'이라는 개념을 만든 토머스 쿤의 저술들을 살펴보면서 그의 과학주의적 입장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책.영국 맨체스터대 사회학 교수와 이스트앵글리아대 철학 교수가 공동으로 썼다. 쿤은 1962년에 쓴 '과학 혁명의 구조'로 100만부 이상의 판매 부수를 기록하며 유명해졌다. 이때 그는 과학 발전 과정을 기존 성공적인 패러다임을 가진 '정상 과학'이 '변칙'들의 도전을 받아 서서히 닳아가다 변칙들을 새롭게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진 또 다른 '정상 과학'으로 대체돼 간다고 봤다. 그래서 정통 과학자들과 철학자들의 비판도 샀다. 이번에 나온 책은 '과학을 인상주의 화가처럼 묘사한' 그의 본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새로운 창문' 역할을 한다. 저자들은 쿤과 포퍼의 논쟁,쿤과 파이어아벤트의 논쟁 등을 살펴보고 '공약 불가능성' 개념을 통해 쿤이 상대주의자였는지,그의 과학철학 방법론을 다른 학문에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368쪽,1만8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