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창 산업은행 총재가 은행연합회장으로 내정됐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내달 14일 임기가 끝나는 신동혁 은행연합회장의 후임으로 유지창 총재가 사실상 내정됐다"며 "은행들은 27일 은행연합회 이사회를 열어 후임 회장 문제를 조율한 뒤 내달 초 열릴 사원은행 총회에서 유 총재를 차기 회장으로 공식 추대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유력한 차기 금융감독위원장 후보였던 유 총재가 은행연합회장으로 옮기는 것과 관련,정부 관계자는 "밖으로부터 유 총재를 밀어내는 힘이 강했던 것 같다"며 "자신도 다음 개각 때 금감위원장 임명 가능성을 따져 본 뒤 결정했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어쨌든 유 총재가 은행연합회장으로 옮기게 되면 산은 총재 자리는 관례대로 재정경제부와 금감위 출신 차관급 인사가 채울 것으로 보여 이들 부처와 은행권의 연쇄 이동인사가 예상된다. 산은 총재 후임으로는 재경부 금감위 금융감독원 등 범 재경부 인사들을 중심으로 자천타천으로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유 총재는 물론 전임 정건용 총재 등이 모두 금감위 부위원장에서 산은 총재로 자리를 옮겼다는 점에서 양천식 금감위 부위원장의 이름이 먼저 나온다. 다만 양 부위원장은 유 총재와 같은 호남 출신으로 산은 총재를 호남 인사가 연속해 맡는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양 부위원장은 1950년 전주생으로 행시 16회다. 행시 14회인 유 총재도 전주 출신(1949년생)이다. 또 김광림 전 재경부 차관,김창록 금감원 부원장,신동규 수출입은행장,강권석 기업은행장 등도 후보로 거명된다. 김 전 차관(경북 안동,1948년생)을 비롯 재경부 출신의 신 행장(경남 거제,1951년생)과 강 행장(서울,1950년생) 등은 모두 행시 14회 동기다. 김 부원장은 부산고 출신으로 행시 13회다. 만약 양 부위원장이 산은 총재로 나갈 경우 그 자리엔 이우철 금감위 상임위원과 방영민 금감원 감사가 승진 이동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두 사람 중 누가 금감위 부위원장으로 올라가더라도 금감위의 국장급 연쇄 승진·이동인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그동안 국장급 인사 적체로 고민해온 윤증현 금감위원장이 산은 총재로 양 부위원장을 밀 것이란 게 중론이다. 반면 신 행장이나 강 행장이 산은 총재로 옮기면 그 빈자리로는 재경부 1급 중 한 사람이 나갈 가능성이 높다. 그 경우엔 재경부에서 국장급 연쇄 승진·이동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 한편 연임 후 내달 23일 임기 만료되는 배찬병 생명보험협회장의 후임도 관심이다. 금감원의 김중회 부원장과 제정무 부원장보 등의 이름이 나오긴 하지만 업계 출신 인사가 맡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차병석·이성태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