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직언을 잘해 금융계와 학계에서 '미스터 쓴소리'로 불렸던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47)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이코노미스트로 변신했다.


최 연구위원은 그동안 몸담아왔던 금융연구원에 휴직계를 내고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이코노미스트로 옮겨갔다.


그가 담당하는 것은 아시아 지역의 경제·금융경제 동향 연구 프로젝트로,근무 기간은 2년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외대를 나와 미국 버지니아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거시계량경제) 학위를 받은 그는 대우경제연구소(1988~94년)를 거쳐 94년 8월부터 금융연구원에서 경제예측 및 거시금융정책 등의 분야를 연구해왔다.


2000년 8월부터 1년 동안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객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최 연구위원은 경기선행지수 월별예측모형,국면전환 정보를 활용한 금리예측모형,실물경제 예측시스템,거시금융 모형을 개발하는 등 왕성한 연구활동을 펼쳤다.


특히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3월에는 '경제전망과 금융외환시장 동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자체 개발한 국가위험지표를 통해 금융·외환위기를 경고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때문에 99년 국회의 'IMF 환란조사 특위'에 참고인으로 불려나가 경제이론가로선 이례적으로 증언대에 섰다.


당시 최 연구위원은 "환란 가능성을 지적한 보고서가 재정경제원 강압에 의해 폐기됐다"고 발언하며 정부 관계자들을 당혹케 만들기도 했다.


평소에도 그는 각종 연구보고서나 세미나 참석 등을 통해 정부정책 문제점에 대해 가감 없이 '바른 소리'를 해댔다.


이를 두고 주변에선 '소신 있다''말을 쉽게 한다'로 엇갈린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올해 들어선 '성장잠재력 저하의 의미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성장잠재력이 3%대로 약해진 저 성장 국면에서 거시정책 수단에 의한 단기 부양책은 상당한 부작용을 수반한다"며 "성장잠재력을 높이려면 생산성이 뒤처진 분야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정부에 조언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