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 허가 못받아 땅은커녕 계약금만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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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정수도 예정지 주변 지역에 땅을 사두려다가 토지거래 허가를 받지 못해 토지를 매입하지 못한 사람이 미리 준 계약금을 날리게 됐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사는 구모씨(42)는 2004년 8월 신행정수도 예정지 주변인 충남 연기군 서면 일대 토지 1300평을 현지 주민 김모씨(54)로부터 사들이기로 하고 계약금 5000만원을 지급했다.
그런데 연기군청은 구씨가 주민등록만 연기군으로 옮겨놓았을 뿐 실거주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토지거래 불허가 처분을 내렸다.
연기군이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여 실거주자가 아니면 살 수 없기 때문이었다.
구씨는 군청의 처분으로 인해 토지매매 계약도 무효가 됐으므로 이미 준 계약금은 돌려받아야 한다며 김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1심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같은 사건의 2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 1부(홍경호 부장판사)는 원심을 깨고 구씨에 대해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인 구씨가 실거주자 요건을 갖춘 뒤 토지거래 허가신청을 다시 냈다면 토지 매입이 가능했다"며 "한 차례 토지거래 불허가 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토지매매 계약이 무효가 된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