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디 리틀사가 건설교통부의 용역을 받아 25일 발표한 '수도권 경쟁력 중간평가 결과'는 현재 우리나라 수도권의 위기상황이 어느 정도나 심각한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 보고서는 수도권의 국제경쟁력이 뉴욕 런던 파리 도쿄 등 선진국의 대도시권에 크게 뒤지는 것은 물론 일부 평가항목에서는 중국의 베이징·상하이권에도 밀리고 있다고 지적,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경제·환경 모두 열세 수도권은 우선 뉴욕·런던권과 같은 글로벌 대도시권에 비해 경제 성장성 및 환경성 측면 모두 크게 뒤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경쟁력 지수는 선진국 대도시권(뉴욕·런던·파리·도쿄권)의 평균치(26)보다 훨씬 낮은 수준(15)으로 평가됐다. 특히 1인당 GDP를 기준으로 한 노동생산성 격차(8)가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업들의 혁신활동 격차(3)보다 2배 이상 큰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인프라(33)도 선진국 평균(47)에 못미쳤다. 항목별로는 특화산업 비중 격차(6)가 가장 컸고 △경제활동 국제화(3) △고부가가치 산업비중(3) △인프라 정비 수준(2) 등으로 열세를 나타냈다. 또 환경쾌적성(30)은 주거환경,문화·관광자원 개발 수준,교육여건,광역교통체계 등이 선진 도시권(52)에 비해 미흡했으며 사회적 결속력(16)도 지역 간 격차,사회안전망 등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베이징·상하이권에도 밀려 더욱 심각한 것은 수도권 경쟁력이 같은 동북아권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베이징·상하이에 추월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산성,산업구조 등 총 12개 평가항목 가운데 특화산업,주거환경,고등교육,사회안정 등 4개 항목은 이미 베이징·상하이권에 추월당했고 산업구조나 혁신활동,문화·관광의 경우도 격차가 크지 않거나 같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경쟁력 확보 과제는 아서 디 리틀사는 보고서에서 수도권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면 외국기업 본사와 연구개발(R&D)센터 등 기업의 전략적 기능과 해외 고급인력 유치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수도권에 필요한 경쟁력(매력도) 요소로 기업(전략기능) 관광(회의·행사·전시회) 인재(외국학생 및 연구원·기업임원) 문화·정치적 영향(역사적 자산) 등을 꼽고 시장접근성(소비자·기업본사)과 우수 노동력,기반시설 및 정보통신 인프라 등의 우위를 확보해 이들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