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대주'로 자금조달 잇따라 ‥ 세양선박 등 활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상장사들이 해외 CB(전환사채) 발행과 대주(貸株)를 묶어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증가,관심을 끌고 있다.
해외 CB를 발행해 돈을 확보한 다음 자사 주식을 CB 투자자에게 대여해 CB 전환을 적극 유도,자기자본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금융용어로는 '스트럭처드(structured) CB'라고 불린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세양선박 진흥기업 광명전기 삼우통신 에이디칩스 우영 진도 등이 최근 스트럭처드 CB를 발행,자금을 조달했다.
특히 세양선박은 지난 2002년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스트럭처드 CB를 발행,모두 7400만달러를 조달해 진도 우방 등을 잇따라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는 먼저 해외 CB를 발행,자금을 확보한 뒤 CB 투자자에게 자기주식을 대여해줬다.
CB 투자자는 주가가 상승해 전환가격보다 높아졌을 때 빌린 주식을 팔아 이익을 확정한다.
그 후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갚는 형식으로 차익을 얻는다.
예를 들어 세양선박이 지난해 12월 발행했던 해외 CB의 전환가격은 주당 1026원이다.
당시 해외 CB를 받아간 외국 투자자는 세양선박 주식을 빌린 뒤 주가가 1100∼1200원대로 오를 때 팔아 10∼20% 정도의 수익을 먼저 확정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나중에 CB를 1026원으로 전환해 세양선박에 되갚으면 양쪽의 거래관계는 끝난다.
김종훈 교보증권 국제금융팀장은 "스트럭처드 CB는 자금이 필요한 기업 입장에서는 CB 발행 후 주식전환을 촉진해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동시에 CB 만기시 자금상환 부담을 줄이며 안정적으로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고,CB 투자자로서는 고위험과 추가 수익을 동시에 포기하는 대신 10∼20%의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구조를 갖는 하이브리드 상품"이라며 "최근 들어 특히 중소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신종 기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