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양선박 2대 주주로 전격 부상한 최평규 S&T중공업·S&TC 회장측이 세양선박의 최대주주인 쎄븐마운틴그룹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해외 전환사채(CB) 발행에 대해 각각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세양선박을 둘러싼 양측의 공방이 2라운드로 접어들게 됐다. 법원이 최 회장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줄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법원이 대체로 기업의 경영권을 다투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증자나 CB발행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왔다는 점에서 양측의 공방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M&A 대가들의 공방 최평규 회장이나 쎄븐마운틴그룹 임병석 회장이나 두 사람 모두 재계에서는 잘 알려진 기업 인수·합병(M&A)의 대가들이다. 그런 만큼 두 사람의 공격과 방어는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이뤄지고 있다. 최 회장측의 기습적인 주식 매집에 임 회장측은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를 통한 백기사(우호세력) 확보와 해외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추가 지분확보로 즉각적인 방어에 돌입했다. 최 회장측도 이에 맞서 유상증자 및 해외CB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서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최 회장측이 겨냥한 최종 타깃이 적대적 M&A가 될지,이사진 파견 등의 경영참여가 될지,아니면 단순투자에 그칠지 아직 분명치 않지만 양측의 공방은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 회장의 기습과 노림수 최 회장측의 세양선박 주식매집은 은밀했다. 전광석화 같은 기습의 속성이 바로 은밀성.최 회장측은 지난 8월9일부터 주식매집에 들어가 두달여 만인 이달 14일 18.14%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주당 매입단가도 1005∼1163원으로 220억∼230억원을 투입,단숨에 2대 주주로 부상했다. 최 회장측은 일단 단순투자라고 매집목적을 공시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최 회장측의 △적대적 M&A △경영참여 △단순투자 등 3가지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 회장의 과거 궤적에서 추정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최 회장은 모터사이클업체인 효성기계 지분 22.0%를 사모아 현재 공동 경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대적 M&A나 경영참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 회장은 또 STX그룹의 지주회사인 ㈜STX 지분을 9.94%까지 매집했다가 확보한 지분의 절반가량을 매각하면서 대규모 시세차익을 낸 적이 있어 단순투자 가능성 역시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임 회장의 즉각적인 방어 세양선박에 대한 임 회장측의 경영권 방어도 즉각적이고 신속하다. 지분에 있어 최 회장측보다 절대적인 우위에 있다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전광석화 같은 방어전략을 쏟아내고 있다. 임 회장은 "풍부한 내부자금과 우호지분을 동원해 1개월 내 M&A 논란을 종식시키겠다"고 자신했다. 지난 16일 세양선박은 총 의결권 지분이 25.48%로 최 회장측보다 7.8%포인트나 높다고 선언했다. 임 회장은 예정돼 있던 중국 출장까지 취소하고 17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100억원) 실시와 1000만달러 규모의 해외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의했다. 이어 18일 대한화재해상보험을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에 참여시킴으로써 백기사를 끌이들이는 데도 성공했다. 19일에는 기존에 발행된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주인수권이 100만주나 행사됐으며 해외 전환사채(CB) 역시 400만주의 주식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고 밝혔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