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리퍼브(refurb)'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리퍼브는 리퍼비시드(refurbished·새로 갈고 닦은)의 약자로 반품을 다시 손질해 값싸게 파는 것을 말한다. 말하자면 무늬만 중고품인 사실상의 새 제품이다. 행사 전시상품,소비자 변심에 의해 반품된 제품이 대부분이며 상태에 따라 20~80%까지 할인된다. 특히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MP3 등 신제품 출시 주기가 빠른 IT 제품은 마니아들의 집중 구매목표가 될 정도다. 마켓플레이스 옥션은 리퍼브 제품이 인기를 끌자 19일 노트북 30여종 100대를 시중가보다 30% 할인판매하는 '리퍼브 노트북 초특가전'을 마련했다. 28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HP컴팩 프리자리오(M2043AP)가 77만9000원,도시바 새틀라이트(A60)가 89만원에 판매된다. 검사를 거쳐 외관과 제품 하자를 없앤 데다 일정기간 무상수리를 보장한다. 옥션 배동철 이사는 "알뜰소비 풍조와 함께 리퍼브 제품이 품질 가격 등 측면에서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그러나 신제품이 아닌 만큼 제품상태 무상보증 기간 등을 살핀 후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쇼핑몰에 리퍼브 구입이 '붐'을 이루면서 취급 제품도 첨단 가전에서 명품,레저,의류,생활가전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사용기간이 짧은 편인 장난감 유모차 등 유아용품도 리퍼브 제품이 인기다. 마켓플레이스 G마켓에는 첨단가전에서 의류 제품까지 하루 수천 건의 리퍼브 상품이 매물로 올라오고 있다. 반품률이 높은 내비게이션의 경우 리퍼브 제품 판매량이 하루 100여대에 달한다. PDP,프로젝션 등 고가 TV는 등록 즉시 주문이 쇄도,입찰 경쟁률이 보통 60~70 대 1까지 치솟는다고 G마켓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 18일 G마켓에서는 400만원대 50인치 프로젝션 TV가 120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리퍼브 제품은 시중판매가 대비 할인율이 제품상태 재고수량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G마켓 관계자는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제품이 한정돼 있다 보니 쇼핑몰을 샅샅이 뒤지며 '가격만 중고'인 제품을 찾는 '리퍼브족'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자제품 박람회 등 큰 행사 직후 인터넷쇼핑몰 등을 뒤지면 좋은 물건을 건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리퍼브 제품이 소비트렌드를 형성하면서 반품닷컴(www.vanpum.com),유니즈(www.uniz.co.kr),리퍼브샵(www.refurbshop.co.kr) 등 반품제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몰이 생겨나 성업 중이다. 옥션 G마켓등 마켓플레이스 검색창에 '리퍼브'란 키워드를 입력하면 다양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