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투표 막판 혼탁..일부 지자체 부재자 투표 부정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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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선정을 위한 주민투표가 보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경주 군산 영덕 포항 등 각 지방자치단체들의 불공정 선거행위가 드러나 막판 중대변수로 떠올랐다.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는 이 때문에 20년 숙원사업인 방폐장 선정이 자칫 뒤로 미뤄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20일 "방폐장 주민투표를 관리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부재자 신고에 대해 전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중앙선관위는 일부 지자체 공무원들이 불법행위를 저지른 사실을 적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재자 신고서에 동일 필체가 여럿 발견되는 등 부재자 신고과정에서 일부 지자체 공무원들이 개입한 것이 불법 행위의 주된 내용"이라고 전했다.
다음 달 2일 방폐장 투표를 앞두고 일부 시민단체와 지역단체가 제기한 부정의혹이 확인됨에 따라 파장이 크게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핵국민운동은 최근 대필로 부재자 신고서가 대량 작성됐으며 편법향응이 제공됐다는 증언 등을 담은 녹취록과 일부 지자체의 방폐장 사업 추진 내부문건 등을 공개하면서 투표가 원천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각 지자체의 과열 경쟁으로 인해 부재자 신고율은 군산이 39.4%에 이른 것을 비롯해 경주 38.1%,영덕 27.5%,포항 22% 등에 이르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방폐장 찬·반 홍보물이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로 법정다툼으로 비화되는 일까지 생겨 혼탁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군산에서 방폐장 반대측이 주민들에게 보낸 홍보물엔 방폐장과는 거리가 있는 이라크의 열화우라늄탄 피해자 사진이 들어 있어 논쟁이 불거지고 있는가 하면,영덕에선 비슷한 사진을 두고 소송까지 벌어지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11월2일 주민투표를 실시해 찬성률이 가장 높은 지역을 방폐장으로 선정한다는 당초 계획에 변함은 없다"며 "다만 투표과정에서 과열현상이 빚어지고 있어 향후 투표 무효소송 등이 제기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