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회사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2003년의 카드채 사태를 거치면서 재무 리스크 관리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이 부쩍 높아진 데다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회사채 발행잔액 66조4000억원의 평균 잔존만기(만기상환일까지 남은 기간)는 2.4년으로,2000년 6월의 1.4년에 비해 71%(1년) 길어졌다.


만기 2년 혹은 3년짜리 회사채 대신 5·7·10년의 장기물 발행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우량기업일수록 장기채 선호현상이 뚜렷해 신용등급 AAA인 기업의 잔존만기는 3.3년에 달하고 있다.


이는 2000년 6월 1.7년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또 AA급 기업은 1.3년에서 2.4년,A급은 1.4년에서 2.1년,BBB급은 1.5년에서 1.9년으로 잔존만기가 확대됐다.


장기채 선호현상은 올 들어 더욱 두드러져 지난 6월의 경우 2조5000억원의 회사채 발행물량 중 65%가 만기 3년 초과물로 채워졌다.


또 SK는 인천정유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9월부터 만기 5·7년짜리 장기회사채로 6000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2년 전 10%를 밑돌던 전체 회사채 발행잔액 중 만기 3년 초과물의 비중은 9월 말 현재 24.95%로 2.7배나 치솟았다.


굿모닝신한증권 윤영환 연구위원은 "2003년 카드사태를 거치며 기업들이 안정적인 자금조달의 중요성을 절감한 데다,금리와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장기채 발행증가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