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를 보관했다가 암에 걸렸을 때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바이오 서비스인 '면역세포은행'의 효용성을 두고 의료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면역세포은행은 건강한 상태의 혈액에서 암세포를 죽이는 면역세포인 림프구를 추출해 대량 배양한 후 냉동상태로 보관했다가 해당 고객이 암에 걸렸을 때 다시 몸에 주입해 암을 치료토록 한 헬스케어서비스. 국내에서는 코스닥 등록기업인 이노셀이 지난해부터 '라이프셀뱅크'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노셀은 "암은 인체의 면역세포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생기는 것"이라며 "따라서 건강한 상태의 면역세포를 넣어주면 암에 걸린 후의 면역세포보다 암을 훨씬 효과적으로 치료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라이프셀뱅크는 평생 보관료가 600만원대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부작용 없는 새로운 암치료법으로 알려지면서 연예인과 강남 부유층을 중심으로 고객이 늘고 있다. 이노셀에 따르면 지금까지 가입한 회원은 지난 1년간 500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의료계와 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면역세포은행이 효용성이 검증되지 않은 서비스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한 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암에 걸렸을 때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잘 죽이지 못하는 것은 암세포의 방어작용 때문이지 면역세포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며 "건강한 상태의 면역세포가 암에 걸렸을 때의 면역세포보다 암을 더 잘 치료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한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면역세포는 미리 보관할 필요없이 암에 걸렸을 때 추출해 치료에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노셀은 이에 대해 "암세포의 방어작용에 길들여진 면역세포보다 그렇지 않은 세포가 암을 더 잘 죽인다는 것은 여러 논문으로 뒷받침된 사실"이라며 "특히 면역세포가 항암제에 노출됐을 경우에는 기능이 크게 떨어지므로 반드시 항암제 투여 이전에 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말 림프구를 이용한 면역세포 항암제에 대해 식약청에 제조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현재 개발되고 있는 다른 면역세포 항암제보다 효과가 2배가량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면역세포치료제는 아직 상용화되진 않았으며 크레아젠,바이넥스 등 바이오 벤처기업이 식약청의 허가를 받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노셀은 지난 2002년 서울대 의대 출신이 모여 설립한 바이오벤처 기업으로 면역세포은행,제대혈은행,항암제 저항성검사(EDR) 등 사업을 하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