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그룹에 이어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법정관리 중인 대한통운 지분을 대량으로 매집함에 따라 대한통운 인수전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달아오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가 대한통운 지분을 매입한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STX 그룹이 대한통운 지분을 매입하기 전에도 금호아시아나는 대한통운 지분 6.57%를 보유한 CFAG10호 기업구조조정조합 자체를 인수한 상태였다. STX가 대한통운 지분을 대량 매입한 뒤에도 금호아시아나는 지분을 조금씩 더 사들여 이날 매입한 4.97%를 포함해 지분율을 14.7%까지 높였다. 그만큼 대한통운 인수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셈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은 STX가 대한통운 지분을 사들인 직후 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대한통운 인수전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며 "최선을 다해 대한통운을 인수하자"고 임원들을 격려했다. 금호아시아나가 이렇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국내 최대 육상운송 업체인 대한통운을 인수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금호렌터카 등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성장 축을 물류에서 찾고 있는 그룹으로서는 더 없이 좋은 도약의 기회인 셈이다. 따라서 이미 지분 경쟁에 뛰어든 STX와 금호아시아나는 추가 지분 확보에 전력 투구할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GS그룹 CJ그룹 롯데그룹 등이 뛰어들면 대한통운 인수전은 역대 기업 인수·합병(M&A) 경쟁에서 가장 치열한 다툼이 될 전망이다. 물론 두 회사가 대한통운 경영권 확보에 가까이 서 있는 것은 아니다. 내년 5월10일 이후 출자전환될 채권단의 대한통운 보증채권이 인수전의 향방을 가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증채권이 출자전환되면 대한통운 지분의 32%를 차지한다. 출자전환과 동시에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자동적으로 떨어져 STX가 보유한 지분 21.3%는 14.2%로 낮아지며,금호아시아나의 지분 14.7%는 9.8% 수준으로 내려간다. 채권단의 지분에 턱없이 모자라는 만큼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추가로 지분을 사모으거나 나중에 보증채권의 출자전환 지분을 공개 매각할 때 거액을 들여 인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