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따른 '오일 머니'로 지갑이 두둑해진 러시아에서 수입차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석유 수출로 소득이 급증한 러시아인들이 수입차를 경쟁적으로 구매하면서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올 들어 8월까지 러시아에서 팔린 수입차는 34만8459대로 전년 동기대비 64% 증가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자동차 시장의 수입차 점유율은 2000년 5%에서 올해는 33%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신문은 "과거 일부 계층에만 편중됐던 오일 머니가 일반인들에게 풀리면서 러시아인들의 월 평균소득이 2000년 79달러에서 지난해 244달러로 불어났다"면서 "월 소득은 올해에도 11%,내년엔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수입차시장에서는 10여개 외국 업체들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올 8월 말까지 전년 동기대비 115%의 매출증가율을 기록,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판매대수는 1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해외업체들은 러시아 시장 전망이 밝다는 판단 아래 현지생산을 확대하는 추세다. 도요타는 오는 2007년까지 1억4000만달러를 투입,상트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을 지어 매년 5만대의 캠리 승용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교외에 공장을 갖고 있는 포드자동차는 포커스 승용차의 생산을 내년에 6만대로 2배 늘릴 계획이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