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계천 진정한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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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 한미파슨스 사장 >
청계천 복원 사업이 지난 1일 역사적인 준공식을 가졌다.
불과 2년 남짓한 기간에 재원 조달이나 주변 상인들 문제,교통 등 여러 복잡하고 까다로운 문제들을 극복하면서 세계가 주목해온 대역사를 차질 없이 진행해 서울의 면모를 탈바꿈시킨 것이다.
청계천은 조선시대의 도성인 한성의 한복판을 관통하던 대동맥이자 과거 우리 조상들의 삶의 젖줄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복원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근대화 과정에서 개발논리에 밀려 단절되었던 수도 서울의 역사적인 명맥을 되찾아 연결시켰다는 점이 가장 두드러진다.
또한 거대한 콘크리트 더미에 덮여 죽음의 하천으로 전락했던 청계천의 생태계를 복원시켜 삶의 향기와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도시 공간으로 회귀시켰다는 것도 그에 못지않다.
청계천 복원 사업은 입안 단계에서부터 찬반 공방이 치열했던 탓인지 준공식이 끝난 지금까지 평가 또한 엇갈린다.
친환경적인 도심 복원으로 시민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역사와 환경 문화적인 측면을 도외시한 대규모 인공 조경사업에 불과했다는 비판론도 있다.
준공식이 있기 얼마 전 청계천 일대를 도보와 차를 이용해 답사한 바 있다.
과거와 현재의 달라진 모습을 비교하면서 청계천 주변을 걸으며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진정한 청계천 복원은 이제부터라는 것이었다.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 사업 전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 상권이나 상인들의 입장을 충분히 감안하여 청계천 일대 개발계획의 타당성을 재검증하는 일이다.
현재 청계천 주변의 땅과 건물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영세상인들은 견딜 수 없고 고밀도 개발에 따른 부작용도 재연될 수밖에 없다.
주변 교통대책 또한 반드시 되짚어 봐야 할 사안이다.
내가 청계천 답사를 한 시간은 토요일 늦은 오후였지만 평화시장 언저리에서 동대문 운동장에 이르는 불과 1km 남짓한 거리를 움직이는 데 30~40분이나 걸렸다.
주변 교통 흐름이나 상품의 반출·입 동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중·장기적 교통대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복원된 청계천에 생명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마련하는 일도 늦출 수 없는 일이다.
준비된 프로그램에 따라 다양한 이벤트나 문화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새롭게 조성된 공간의 성격과 기능을 규정해 간다면 청계천 주변은 과거와 현재,자연과 인간,역사와 문화가 상호 교감하는 장소로 비로소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