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인상] "경기부양적 금리 운용" ‥ 연내 추가인상 없을듯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국은행이 3년5개월 만에 콜금리 목표치를 인상,연 3.5%로 0.25%포인트 끌어올렸지만 "내년까지 경기부양적인 금리 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못박음으로써 연내 후속 인상 가능성은 유보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미국과의 금리차 확대,장기간에 걸친 저금리 기조로 인한 시중 뭉칫돈의 단기부동화 부작용 등에 대처하기 위한 후속 금리 인상은 시간 문제일 뿐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채권시장에서는 최소한 연내에는 현 금리 수준이 이어지다가 내년 1분기 중 추가 인상이 단행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기회복 자신,물가압력 선제 대응
한은의 이번 콜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지난 9월 박승 총재가 금융시장에 보낸 금리인상 시그널의 강도가 워낙 강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그러나 최근 몇 달간 지표를 통해 확인된 경기 회복세의 지속성과 강도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했다.
박 총재도 "9월 금통위 때 경기 회복세가 확산되고 있다는 게 확인됐지만 금리 인상을 단행할 정도로는 자신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한은은 그러나 지난 2분기부터 시작된 민간소비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고 수출도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이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앞으로는 최소한 잠재성장률 수준의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설비 투자가 지난 8월 감소세로 돌아서고 건설투자 증가세가 기대에 못 미치는 점은 한은으로서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최근 "콜금리 인상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금통위를 압박한 것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달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그러나 △시장 금리가 9월 이후 콜금리 0.25%포인트를 반영하고도 남을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설사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더라도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으며 △향후 예상되는 물가상승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콜금리 인상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내년 1분기 중 추가 인상될까
금융시장의 관심은 한은의 향후 통화정책 운용 방향이다.
박 총재는 그러나 이에 대해 "앞으로 금리정책은 금통위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그러나 "내년까지는 경기부양적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
현 콜금리 수준은 현저히 낮기 때문에 몇 차례 인상해도 여전히 경기부양적인 수준"이라는 박 총재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조정은 시차가 있더라도 수차례에 걸쳐 이뤄질 때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정설이다.
따라서 한은이 일단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건 만큼 최소한 단발로 끝내지는 않을 것이란 게 시장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그러나 한은이 최소한 연내에는 콜금리를 추가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콜금리를 연거푸 두 차례나 올리기에는 한은이 져야 할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큰 데다 저소득층과 중소기업들의 이자 부담도 단기간에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연내 추가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은 사라졌다는 관측이 대세"라며 "향후 경기 상황을 봐가며 내년 1분기 중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