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상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9월 금통위 직후 10월 콜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력 시사했던 박승 한은 총재는 최근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고,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인상 반대 의견을 고수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9월 금통위 직후 10월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던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여전히 인상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은-재경부 의견조율 여부 변수


박 총재는 지난 9월 금통위 직후 "경기회복세가 예상대로 간다면 10월에 콜금리를 인상하겠다"며 금융시장에 강한 시그널을 줬다.


그러나 지난 6일 열린 한은 국정감사에서는 "(9월 발언은)금통위가 콜금리를 항상 동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금융시장에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콜금리를 10월에 올릴 수도 있고,안 올릴 수도 있다"고 한걸음 물러섰다.


박 총재는 그러나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이처럼 모호하게 대답하면서도 최근의 경기회복세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최근 경기전망을 재점검해 본 결과 내년에는 5%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은은 더 이상 경기 문제가 콜금리 인상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는 게 금융시장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문제는 수석 경제부처인 재경부가 어떤 입장을 보이는가다.


한 부총리는 지난 4일 국정감사에서는 "콜금리 인상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없다.


금통위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중립적 입장으로 돌아서는 듯했으나 7일 정례브리핑 때는 "콜금리 인상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경기회복세가 보다 분명해질 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금융시장은 '인상'에 무게


정책당국의 의지와는 별개로 금융시장은 일찌감치 10월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9월 금통위 직후 채권금리(국고채 3년물 수익률)가 한때 연중 최고점인 연 4.80%까지 상승한 것도 이런 관측 때문이다.


채권금리는 10일에도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나타냈다.


블룸버그 통신이 국내 이코노미스트와 채권 애널리스트 14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12명이 콜금리 인상을 점쳤다.


모건스탠리 HSBC 등 외국계 금융회사들도 콜금리 인상 전망을 일제히 내놨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콜금리를 굳이 10월에 인상해야 할 이유는 없지만,시장금리 상승을 뒤따라가는 차원에서라도 11일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한 차례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