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대(對)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정가 일각에서 대표적인 여성 지도자인 두 사람이 대권 경쟁을 벌이는 구도가 거론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뉴욕주)이 오는 2008년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큰 가운데 공화당 일각에서 대항마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 같은 대권 경쟁구도가 성사될 경우 누가 승리하든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힐러리 의원은 현재 민주당의 잠재적 대권후보 중에서 가장 선두에 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대선 출마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출마 가능성은 기정 사실화돼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관심의 초점은 라이스 국무장관이다. 그는 북한 핵문제 타결을 계기로 탁월한 외교 역량이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미국 내에서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져 급기야 2008년 대선 후보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라이스 본인보다는 주변의 지지세력들이 '콘디(라이스 장관의 애칭) 대통령 만들기'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 워싱턴 타임스 등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현재 라이스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8년의 공화당 후보 지명대회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열렬한 지지자들이 그를 가만 내버려 둘지는 미지수다. 그의 지지자들은 여성 대통령이 주인공인 ABC의 드라마 '총사령관(Commander in chief)'의 방영시간대에 광고를 내기로 했다. 드라마처럼 라이스를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라이스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지원 단체가 처음 결성된 것은 지난해다. 그후 이 단체의 회원은 수천명으로 늘어났으며 미 연방선거위원회에 공식 등록까지 마쳤다. 이 단체의 공동 여성위원장인 크리스털 듀어커는 "앞으로는 강력하고 민주적인 지도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이런 자질을 갖춘 유일한 인물은 바로 라이스"라고 강조했다. 지지자들은 라이스 장관의 강직한 의무감과 애국심이 결국 그를 후보로 나서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