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인수에 대한 자금부담 우려를 덜며 급등세를 이어가던 하이트맥주가 급조정을 받고 있다.


당초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는 관측과 달리 오히려 매도강도가 세지며 주가를 압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 외국인의 지분율이 거의 바닥수준에 다다른 만큼 추가 잠재 매물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하이트맥주 주가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물량으로 지난 사흘간 10% 가까이 급락했다.


진로 법정관리 졸업에 따른 시너지 기대감으로 지난 9월 초 10만원대에서 27일까지 14만2000원으로 40% 이상 급등했으나 이후 하락 반전돼 지난달 30일 12만9000원으로 마감됐다.


외국인들은 당초 하이트맥주의 진로 인수에 따른 자금부담을 우려해 3월 중순부터 줄곧 처분해왔다.


특히 7%가량 지분을 들고 있던 템플턴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외국인 지분율은 31%대로 급감,6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박희정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템플턴 피델리티 등 하이트맥주 주식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주가가 7만∼8만원대일 때 들어온 세력들"이라며 "일부는 진로 인수 후 아직 확인되지 않은 시너지효과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데다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하이트맥주 2대주주인 칼스버그 지분 25%가량을 제외하면 남아 있는 외국인 지분율이 6% 정도로 역사상 최저 수준"이라며 "추가로 나올 물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위원은 "최근 주가 하락은 급등에 따른 속도조절"이라며 "하이트맥주는 단기적인 시각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