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 30만평을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키로 한 데 대해 “판교신도시를 편법적으로 확장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또 송파신도시 등 각종 개발계획이 강남권에만 집중돼 정부가 추진 중인 강남·북간 균형발전책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은 대장지구 개발계획이 판교 신도시처럼 주변 집값을 자극할 것으로 보고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판교신도시 편법확장 논란 주공은 대장동 일대에 2500~3000가구 규모의 미래형 주거단지를 시범 건설할 계획이다. 문제는 성남 대장지구가 판교 신도시에서 불과 1km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총 284만평 규모의 판교 신도시가 사실상 30만평 확장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황희연 충북대 교수(도시공학과)는 "대장 지구가 판교와 거의 붙어 있기 때문에 신도시가 확장되는 개념"이라며 "신도시 비대화는 차치하고 기반 시설이 충분한지도 검증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송파 신도시에 이어 서울 남부권에만 개발이 집중되면서 강남·북 간 격차가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도 높다. 인터넷포털 네이버 토론방에는 '강남권만 집중 개발해서 땅값 계속 올리지 말라(withpss0820)'거나 '오른손으로 투기 잡고 왼손으로 투기 조장하는 격(solrabat)'이라는 등의 비난 글이 쇄도하고 있다. ◆현지에선 벌써부터 투기 바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총 200~300가구에 달하는 대장동 일대 연립주택 매물이 빠르게 회수되고 있다. 호가도 급등세다. 대장동이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될 경우 입주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장동 골드부동산 관계자는 "13평짜리 빌라 가격이 2억3000만~2억5000만원에 호가되고 있다"면서 "지금은 산과 계곡밖에 없지만 입지가 워낙 좋다 보니 강남 집값과 맞먹는다"고 말했다. 좋은터공인 관계자는 "현재 매물을 1~2개밖에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땅 지주가 빌라를 지은 다음 대부분 친척이나 친구들에게 개별 분양한 데다 호가가 급등하면서 매물도 사라졌다"고 전했다. 대장지구 개발 계획이 사전에 나돌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A공인 관계자는 "택지지구로 개발되면 입주권 가격이 얼마란 식의 구체적인 소문이 몇 달 전부터 나돌았다"면서 "최근 들어 입주권을 노리는 매수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분당·용인 집값 자극할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성남 대장지구의 개발이 인근 분당과 용인 지역 집값을 또 한 차례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특히 대장지구를 저층 위주의 고급 주거단지로 조성하기 때문에 강남권 고급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주변 집값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오는 2008년께 대장지구 분양이 시작되면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어느 곳보다 높을 것"이라며 "분당·용인 등 주변 지역의 집값을 또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