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올해도 아시아의 주요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 것이란 우울한 소식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주요 외국기관들의 분석 결과 중국 인도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주요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대부분 우리나라의 성장전망치(3.8%)를 크게 웃돌 것이란 게 한국은행의 전망이다. 게다가 최근 몇 년째 아시아 꼴찌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의 경제성장률은 5% 안팎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에도 크게 못미친다는 점에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경제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크게 성숙한 우리나라가 아직 개발도상국 단계인 다른 아시아국가들처럼 고성장을 기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고유가와 불안한 환율이 경기회복을 어렵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의 경제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유독 우리만 침체가 이어지는 것을 보면 이제 더 이상 경기침체의 원인을 외부 요인 탓으로만 미루기도 힘든 상황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노령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2040년대엔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지 모른다는 전망이다. 한은은 엊그제 발표한 '고령화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지금 같은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지속될 경우 경제가 급격히 위축(萎縮)되면서 2011∼2030년 중에는 성장률이 3%대 중반으로 낮아지고, 2030년대 이후에는 1∼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저성장이 지속된다면 사회의 활력이 크게 떨어지고, 중장기적으로 국력이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실제 한은은 우리나라의 경제력 신장이 크게 둔화(鈍化)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아시아국가들의 신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경제력 비중이 중국은 올해 4.6%에서 2050년에는 19.0%, 인도는 1.9%에서 12.1%로 높아지는 반면 우리는 같은 기간 동안 1.8%에서 오히려 1.7%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정부가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하는 이유이다. 성장둔화를 막으려면 한은의 지적처럼 고령화에 대비한 정책마련도 절실하다. 지금까지의 양적 성장전략을 질적 성장전략으로 바꾸고,노동인력의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인적자원을 확충해야 한다는 한은의 견해는 그런 점에서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