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토론은 절대 배우지 마세요."


지난 23일 연세대 상경관에서 벌어진 한경 NIE 수업의 한 과목인 학생들의 토론 시간.


'KBS 심야토론' 진행자이자 시사평론가로 유명한 정관용씨(44)가 특별히 초청됐다.


그는 '토론,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짧은 특강에서 "방송 토론을 모델로 삼지 말라"는 허를 찌르는 화두부터 던졌다.


"방송 토론 참가자들은 자신이 속해있는 집단을 대표해 토론을 벌인다.


이견을 좁힐 수 있는 여지가 있어도 오로지 기존 주장만 반복한다.


방송 토론에 참여하는 목적이 표를 구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배운다는 자세가 안돼 있다.


대학에서의 토론은 방송 토론과 달라야 한다."


정관용씨는 "토론 이슈에 대해 충분히 공부한 후 토론에 참여하는 게 패널의 의무"라며 배우는 토론, 의견을 교정할 수 있는 토론을 해줄 것을 부탁했다.


공중파 토론 사회로 저명한 강사이기도 해 학생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TV토론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에서 누가 가장 토론을 잘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몇 사람 있기는 한데 여기서 공개했다가는 앞으로 사회 못 볼지도 모르지 않나.


'정관용이 누구 편이더라'는 말이 나오면 그날로 사회도 끝장"이라고 말해 폭소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사회를 보다보면 머리를 콕 쥐어박아주고 싶은 사람도 있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즉흥적으로 혹은 감정에 치우쳐 자기주장만 되풀이 하는 사람도 많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가 아는 얘기만 뻐꾸기처럼 반복하다가 토론장을 나간다.


사회자 입장에서 보기가 안쓰럽다"며 짧은 강의를 마쳤다.


학생들은 바로 토론회에 들어갔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