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 오르는 가공식품 중 수작업을 가장 많이 요하는 품목은 아마 포장 김치일 것이다.


배추 무 마늘 파 등 재료의 세척과 김치 속(양념)의 혼합,포장 등은 기계화돼 있지만 맛을 내는 핵심인 김치 속을 버무리는 작업은 철저하게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다.


'어머니의 손맛'을 가장 잘 재현해 낼 수 있는 노하우를 누가 갖고 있느냐가 포장김치 산업의 핵심 경쟁력인 셈이다.


포장 김치는 1987년 두산이 '종가집 김치'로 시장을 개척한 이후 지금까지 10여개 업체가 뛰어들어 1000억원에 육박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 중 빅3인 두산 종가집,풀무원,동원 양반 포기김치를 대상으로 요리학원 강사,유통업체 김치 전담 바이어,한정식집 대표 등 전문가 6명이 참여한 품평회를 가졌다.


비교 항목은 △맛 △배추 품질 △젓갈 사용 △포장 및 보존 상태 등 네 가지.


우선 가장 중요한 평가 항목인 맛에서는 시장 점유율과 정확히 일치하는 결과가 나왔다.


시장 점유율 60%를 넘는 종가집 김치가 5점 만점에 평균 4.25점으로 가장 높았고 점유율 10%대인 풀무원 김치가 3.75점,점유율 8% 선인 동원 양반김치가 3.25점을 받았다.


이상헌 롯데백화점 김치 바이어는 "종가집 김치는 서울식 김치로 깔끔한 맛이 나고 양념(김치속)과의 조화 면에서도 다른 제품들보다 우수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미료 맛에서는 업체별로 전문가 평가가 엇갈렸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천연 양념김치'를 강조하는 풀무원 제품에 대해 인공화학 조미료(MSG)를 첨가하지 않아서인지 맛이 담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종가집 김치에서는 화학조미료 맛이 강하게,양반 김치에서도 다소 느껴진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동원F&B측은 제조 과정에서 조미료를 일부 사용하고 있다고 확인했으나 두산측은 인공 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추의 품질 측면에서는 풀무원 김치가 4.75점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동원F&B의 양반김치는 지퍼백 포장과 함께 500g짜리 소용량 제품에도 산소 탈취제가 들어 있어 포장 및 보존상태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가격 측면에서도 동원F&B에 상대적인 메리트가 있었다.


지난 20일 이마트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된 4.5㎏짜리 포기 김치를 기준으로 양반 김치의 가격은 2만800원으로 각각 2만2900원씩인 종가집 김치와 풀무원 김치에 비해 9% 쌌다.


한편 2193명이 참여한 네티즌 맛 평가에서도 시장 점유율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투표 참여 네티즌의 80.8%가 종가집 김치를 가장 맛있는 포장 김치로 꼽았으며 풀무원 15.5%,동원 양반김치 3.4% 등의 순이었다.


윤성민·차기현 기자 smyoon@hankyung.com



○품평회 참여 전문가=김문전 한솔요리학원 부원장,김수진 홈플러스 김치 구매담당 과장,박태구 한솔외식창업아카데미 강사,신수정 수정한정식 대표,오경화 한정혜요리학원 부원장,이상헌 롯데백화점 김치 바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