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 되면 정력이 약해진다. 그래서 가끔은 적당히 바람을 피워주어야 정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낭설도 있다. 아무리 사랑하는 부인이나 예쁜 부인을 둔 복에 겨운 남자일지라도 때로는 다른 여자와 사귀고 싶은 유혹을 느낄 때가 있다. 중년 남자들은 성 기능의 저하를 느끼면서 일탈을 꿈꾸게 된다. 중년 남성들의 외도 경험은 40대 82%,50대 80%로 성에 대한 문란성을 보여줬고,유부남의 90%가 '여건만 갖춰지면 바람을 피우고 싶다'라는 구체적인 통계치가 얼마 전 나와 시선을 끌었다. 이것은 단적으로 남자들의 외도심리를 잘 표현해 주고 있는 말이다. "주식만 먹을 수 있나,간식도 먹어야지"라면서 바람 피우는 것을 농담삼아 자랑삼아 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성욕은 식욕과 같다. '제 아무리 비싸고 맛있는 반찬이라도 매일 한 가지만 먹으면 질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응큼한 속내로 조선시대의 축첩제도를 은근히 부러워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평범한 남성들에게 있어서 바람을 피운다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자칫 사소한 실수라도 했다가는 화목했던 가정이 깨어지는 것은 물론,한순간의 충동으로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도 있다. 실행에 옮기자니 책임을 감당하기에 두렵고,마음만 동할 뿐 남들이 들려주는 어설픈 이야기나 들으며 대리만족을 할 수밖에 없는 남자들이 부지기수다.
그렇다면 아내들을 보자. 우리 사회에서 '아줌마'의 의미는 상당히 독특하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빈 좌석을 보면 돌진해 가는 저돌성,남들이 있거나 없거나 큰 소리로 떠들어대는 뻔뻔하기까지 한 모습 등의 이미지는 '제3의 성'으로 생각하게 된다. 젊었을 때의 아름다움은 온 데 간 데 없고 이제 남은 것은 투실투실한 뱃살과 푸석푸석한 파마 머리가 전부다. 남편 앞에서 조심성이 있기를 하나 긴장하는 모습이 있기를 하나,뭐 하나 매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연애할 때는 그렇게도 예뻐 보이고 순수해 보이더니…저렇게 변할 수가 있을까 하는 한탄이 나오기 십상이다.
그러나 아내 입장에서 본 '아저씨' 역시 마찬가지다. 벗겨진 머리와 볼록 나온 배가 남성의 성적 매력을 현저하게 감소시킨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키 작고,목 굵고,배 나오고,엉덩이 크고…. 부부 관계에서 서로에 대한 성적 매력의 상실은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외국 연구에 의하면 남녀가 만난 지 3년 정도가 되면 서로 사랑하는 감정이 소진된다고 한다. 정말 그렇다면 30년 이상을 함께 살아온 부부에게는 새롭고 흥분되는 섹스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즐거운 섹스를 위한 서로의 노력은 어떠했나 돌아볼 일이다. 이 세상에 노력 없이 되는 일은 없다. 자신을 돌아보는 것보다 남을 비판하기가 훨씬 쉽다. "사실 그 때는 멋있었지. 그 때는 깔끔하고 날렵하고 한마디로 핸섬했지. 지금은 말도 마. 씻기도 싫어하지,운동도 안 하지,움직이길 싫어하니 뭐.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달라질 수가 있을까? 내 발등 내가 찍은 거지 뭐." 서로 빗나간 판단을 탓하며 상대를 생채기 내기 일쑤다.
바쁜 현대인들이 배우자가 성적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한평생 살아가기로 법적 사회적 약속을 했고,한 사람과의 섹스만이 허용된다면 서로에게 성적 매력을 잃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남편들이여! 아내들이여! 자신의 몸매와 얼굴을 다시 한번 거울에 비춰보자. 최소한 '성적 매력이라고는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도 없는…'이라는 말은 듣지 말자.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 대표 sexeducat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