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 부동산 이야기] (9) 부동산 개발기업은 '탈세 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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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엘리베이터를 판매하는 한 외국 기업의 베이징 사무소장인 B씨.그의 골프 실력은 수준급이다.
고객인 부동산개발상(한국의 시행사업자)을 만나려면 평일에도 골프를 쳐야 하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중국 골프장의 최대 고객이 바로 부동산개발상이다.
중국 부호(2004년 포브스 선정 기준) 상위 20명 중 11명이 부동산개발사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동산개발상들이 축적한 부(富)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이들의 탈세가 중국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중국 국가세무총국이 얼마 전 내놓은 '2004년 500대 납세기업' 상위 300대 기업 명단에 부동산개발기업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심지어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대도시 세무당국이 잇달아 2분기 세금 연체액을 발표하면서 이 가운데 부동산개발기업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을 정도다.
항저우시가 앞서 지난해 벌인 세무조사에서는 현지 부동산개발기업들이 7000만위안(약 87억5000만원)을 탈세한 것으로 드러났다.
폭리를 취하고 있는 반면 납세액은 턱없이 낮다는 점에서 부동산개발상을 보는 중국 당국의 시각은 곱지 않다.
푸저우시 물가국은 최근 부동산개발상의 평균 이익률이 50%라고 발표했다.
이익률이 낮게는 20%에서 높게는 90%나 되는 곳도 있었다고 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부동산,폭리 속에 세수(稅收)의 블랙홀'이라는 논평을 냈을 정도다.
중국의 부동산개발상들이 탈세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허위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과 외국계 부동산개발상들이 본사와의 이전가격을 조작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외국의 설계회사에 용역을 맡기거나 해외로부터 자재를 구입하면서 비용을 과다 계상하는 식으로 이익을 해외로 빼돌리는 것이다.
적자를 냈다고 신고한 외국계 부동산개발기업들이 계속해서 새로운 프로젝트 개발에 나설 수 있는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오는 11월부터 벌이는 대대적인 중점 세무조사 대상에 부동산개발상을 포함시켰다.
부동산을 세수의 블랙홀에서 건져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