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은 장래 발생할 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 미리 요금(보험료)를 지불하는 구매행위다.


보험료가 아까울 수도 있겠지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지출로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는 기본적 경제원칙은 보험에서도 마찬가지다.같은 크기의 보장이라면 보험료는 적어야 하고 같은 보험료라면 보장은 커야 한다.


그러나 보험에 많이 가입해두기만 하면 ‘위험 보장은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본인이 가입한 보험의 내용도 잘 모를 뿐 아니라 어떤 보험에 가입해 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또 한 두 가지 보험은 있으나 특약이 없거나 부족한 오래된 상품이라든가 결혼,자산 증가 등 개인환경이 변해서 보장 규모가 적절하지 않게 된 경우도 있다.이럴 경우엔 보험 리모델링(Remodeling)을 고려할 만 하다.



보험 리모델링이란 현재 가입한 보험상품에 대한 분석과 진단을 통해 보험료 거품을 제거하는 과정이다.


보험 리모델링은 보장 내용이 매우 허술하거나 혹은 가계 수입에 비해 보험료 지출이 과다한 경우에 필요하다.


보험 리모델링에 앞서 몇 가지 챙길 사항이 있다.


먼저 보장내용 중복이나 부족 여부를 살펴야 한다.


재해 등 발생 가능성이 낮은 부분에 집중보장을 해놓고는 암이나 뇌출혈,심근경색 등 발생 확률이 높은 부분에 대한 보장이 미미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보장기간이 적정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암이나 성인병 관련 보장을 가입했으면서도 보장기간이 45세나 55세까지밖에 안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암이나 성인병 발생 가능성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높아지게 마련이다.


나이가 들수록 보험료가 비싸지므로 미리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외에 기존 상품을 해약할지 계속 유지할 것인가를 꼼꼼히 따져야 하며,감액완납이나 계약전환 등 각종 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다.


회사원 김씨(35)의 사례로 보험 리모델링을 해보자.김씨의 월수입은 300만원 정도이고 그의 가정은 본인 3건,아내 2건 등 총 5건의 보험에 가입해 있다.


김씨 부부의 전체 보험료는 35만원(연금 포함) 정도이며 연금보험을 제외한 보장성 보험료의 합계는 15만원 정도다.


현재 김씨 부부는 건강,재해,연금 등 다양한 보험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보장 내용을 살펴보면 재해사망보장(2억5000만원)이 집중적으로 설계돼 있는 반면 질병으로 인한 일반사망(1200만원)에 대한 보장은 매우 미흡하다.


또 암이나 급성 심근경색,뇌출혈과 같은 중대한 질병이 발생할 경우 치료나 생활자금에 대한 준비도 미흡한 상태다.


2004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암,뇌졸중,심근경색 등 치명적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12.3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점에서 김씨는 발생 가능성이 훨씬 낮은 재해사망에 대한 보장을 오히려 14배나 높게 설정했다.


재해에 대한 보장은 낮추고 일반사망에 대한 보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치명적인 질병이 발생하더라도 바로 사망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엔 의료기술 발달로 암,급성 심근경색 등에 대한 치료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완치를 위해서는 몇 년간의 치료와 간병과정을 거쳐야 하며 진료비 또한 만만치 않다.


현재 김씨의 경우에는 일반 사망에 대한 보장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암이나 치명적 질병 발생시 보장받을 수 있는 부분도 미흡하다.


치료비와 수술비 정도는 보장되지만 장기간 치료를 위한 간병자금이나 가장의 경제 능력 상실로 인한 생활자금을 마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CI(치명적 질병)보험은 이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기본 1계좌에 가입하면 사망시 1억원이 보장되며 중대한 암이나 중대한 뇌졸중 같은 치명적 질병 발생시에는 8000만원(1종 5000만원)의 보험금을 먼저 지급받는다.


CI보험은 기존 종신보험보다 비싼 게 흠이다.


하지만 김씨가 가입한 A보험사는 이미 가입된 보장보험을 전환해 CI보험을 들 수 있는 서비스(계약전환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김씨 본인과 배우자가 가입한 보험 3건을 변액전환CI보험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이 좋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