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택 쇼박스 대표 "스스로 관객 되면 흥행작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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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박스에서 만든 영화죠?'란 말을 주변에서 종종 듣습니다.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 잇따라 탄생하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저는 영화관객들에게 '쇼박스영화는 재미있다'는 이미지를 심고 싶습니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과 스필버그의 SF어드벤처영화 처럼 말이죠."
김우택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대표(41)는 창사 3년 만에 영화배급시장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오른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지난 8월 말까지 흥행작 '말아톤'(518만명)과 '웰컴투동막골'(710만명·상영 중) 등 한국영화와 외화 17편에 투자배급해 총 2013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 중 한국영화 9편의 편당 평균 관객은 204만명에 달했다.
추석연휴에도 투자배급작 '가문의 위기'(300만명·상영 중)가 흥행 1위에 올랐다.
덕분에 지난해 매출 516억원,영업이익 35억원에서 올해에는 매출 600억원,영업이익 100억원대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화비즈니스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급변하는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탄력성을 갖춰야 합니다. 그래서 유연하면서도 도전적인 기업문화를 가꾸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들이 모여 편하게 일할수 있는 일터가 되도록 말이죠."
그러나 그의 목표는 배급점유율 1위가 아니다.
규모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강소회사'를 추구한다.
쇼박스의 직원은 불과 31명이다.
1인당 매출액이 20억원에 육박한다는 얘기다.
그가 대표직을 겸하고 있는 멀티플렉스 메가박스도 스크린수 114개로 업계 4위이지만 '가장 물좋은 극장'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저는 영화를 사랑한다기보다는 좋아하는 편입니다. 객관적인 입장이야말로 흥행작을 탄생시키는데 밑거름이 되거든요. 직원들에게도 영화를 고를 때 관객의 입장에서 봐달라고 당부합니다."
그는 쇼박스를 내년 중 거래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지난해 '태극기 휘날리며'로 회사가 한단계 도약한데 이어 올해도 목표를 무난히 달성해 체계적인 영화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지난 90년 삼성물산에 입사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 대표는 2000년 오리온그룹의 멀티플렉스 메가박스 본부장으로 영화업계에 뛰어 들었고 2002년에는 투자배급사 쇼박스를 창립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