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차와 가까워지면 알아서 속도를 줄이고,졸음 운전으로 차선을 벗어나면 핸들을 진동시켜 운전자를 깨우고….'


지난 12일(현지시간) 개막된 세계 최대 자동차 축제인 프랑크푸르트모터쇼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와 부품업체들이 개발한 최첨단 안전 시스템의 경연장이었다.


사고시 탑승자에게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시스템 뿐만 아니라 사고를 미연에 막아주는 '똑똑한' 안전 장치들이 대거 공개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뉴S클래스가 대표적인 예. 이 차에는 앞 차와의 거리를 감지하는 레이더 센서가 장착돼 충돌이 일어날 정도로 가까워지면 자동으로 브레이크 시스템이 작동된다.


또 운전자가 급브레이크를 밟을 경우 차량이 알아서 선루프와 창문을 닫고,안전벨트를 조여줄 뿐 아니라 탑승자의 충격을 에어백이 가장 잘 흡수할 수 있는 위치로 좌석을 조정해준다. 심각한 충돌 후에는 자동으로 엔진을 차단하고,도어 자동 잠금 장치를 풀어 2차 사고를 막아준다.


아우디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Q7에는 졸음 운전 등으로 인해 차선을 예고없이 바꿀 경우 핸들을 진동시켜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시스템이 장착됐다.


BMW가 개발한 '나이트 비전'은 야간에 불빛 없는 한적한 시골길을 운전할 때 유용한 시스템이다. 열감지 카메라가 300m 앞까지 도로 상황과 장애물 여부를 읽어 낸 뒤 운전석에 장착된 모니터를 통해 보여준다.


육안으로는 식별할 수 없는 어두운 곳에서도 앞에 사람이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 BMW와 달리 적외선 카메라로 전방을 읽는 벤츠의 뉴 S클래스는 가시거리가 160m로 짧은 반면 모니터에 나오는 화질은 한층 또렷한 게 특징이다.


부품업체인 지멘스는 레이더가 아닌 빛을 이용해 이 같은 '차선변경 경고' 및 '나이트 비전' 기능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앞면 창유리에 장착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내년부터 생산될 일부 고급 차종에 장착된다.


사고 후 탑승자와 보행자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시스템도 앞다퉈 공개됐다. 볼보가 새로 선보인 4인승 컨버터블 차량인 C70은 도어에 커튼식 에어백을 장착,충돌시 에어백이 윗 방향으로 터지도록 설계했다. 고정 지붕이 없는 컨버터블의 단점을 보강한 것이다.


재규어의 스포츠카 뉴XK는 탑승자뿐 아니라 보행자의 안전까지 고려한 장치가 탑재됐다. 보행자 사고시 자동차 보닛을 자동으로 들어 올려 엔진과 보닛 사이에 쿠션 효과를 일으켜 보행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피아트의 소형차인 '푼토'는 기존 모델보다 차 길이를 19cm 늘려 쿠션 효과를 극대화했다.


프랑크푸르트=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