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5일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 관계자는 13일 "이건희 회장이 이달 초 주치의인 이종철 삼성서울병원장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며 "5년 전에 암수술을 받은 폐 부위에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6개월에 한번씩 건강 검진을 받는 이 회장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 '정밀 진단' 소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의 출국을 놓고 국회 국정감사의 증인 채택이나 'X파일'과 관련된 검찰 수사를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까봐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토로하며 "예정된 진료를 받고 나면 이른 시일 내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목적지는 미국 휴스턴에 위치한 세계 최대 암치료센터인 'MD 앤더슨'으로 이 회장은 지난 2000년 9월 폐암 수술을 한 뒤 이곳에서 상당 기간 요양을 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흔히 폐암은 '완치'여부를 수술 후 5년 뒤의 경과로 파악한다"며 "이 회장의 출국시점이 '수술 후 5년 경과'시점과 딱 맞아 떨어지는 만큼 보다 정밀한 진료를 받기 위해서 나간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