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행희 < 한국코닝㈜ 대표이사 leehh@corning.com > 어느 책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삶에 대한 차이를 분석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우리가 성공했다고 표현하는 부류의 사람들은 전체 인구의 1% 이내고,그 다음으로 타인의 도움 없이 제몫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전체의 9~10% 정도이며,나머지를 남의 도움을 약간 받으면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과 남의 도움 없이는 살아가기 어려운 사람들로 분류했다. 여기에서 놀라운 것은 성공한 1% 미만의 사람과 그 다음 부류로 분류된 사람들과는 지능지수나 학벌,능력 등 모든 환경과 여건에 차이가 없다는 것이었다. 다만 한 가지 사소한 습관의 차이가 삶의 차이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바로 글로 쓰는 계획이다. 누구나 나름대로 삶을 계획하고 살아가지만 성공한 1%의 사람들은 그 계획을 직접 글로 써서 스스로에게 주지시키고 확인하는 작업을 끊임없이 하는 반면 또 다른 그룹은 생각으로만 그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눈으로 확인하는 생각이 인간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말이다. 나 역시 '글이 가지는 힘'을 체험한 적이 있다. 몇 해 전 책상에 앉아 내가 뭘 원하고,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향후 5년 계획을 적어 나에게 발표(프레젠테이션)하였다. 내 삶의 다섯 가지 원칙,그리고 다섯 가지 목표,이를 실천하기 위한 다섯 가지 행동 계획을 정했다. 왜 다섯 가지로 정했는지 나도 잘 모른다. 적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세 가지면 너무 적은 것 같고 다섯 가지를 넘으면 내 머리로 기억이 안 되기 때문이 아닐까. 어찌 보면 황당한 것도 있고,남이 보면 우습게 느껴지는 것도 있었지만 내가 나에게 하는 솔직한 대화였다. 그리고 그것을 책상 앞에 붙였다. 불과 2년 후 스스로 원했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고 있지 않았던 것이 이루어졌다. 다섯 가지 목표 중 하나가 30대에 한 기업의 대표가 되겠다는 것이었는데 목표한 대로 30대에 지금의 자리에 임명된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와의 대화에 인색하다는 생각이 든다. 친구나 타인들과는 많은 얘기를 하고 시간을 할애하면서 스스로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대화하는지는 되짚어 볼 일이다. 오래 전 친구와 자동차 여행을 가면서 자기와의 대화를 글로 적어보기로 했다. 서로 도와주는 입장에서 이 대화를 대신 적어 주기로 했는데 그때 우리는 자신과의 대화에 참으로 어색해 한다는 것을 알았다. 글로 옮겨 적는 부담감이 아마도 그냥 쉽게 말로 하는 대화와는 또 다른 깊이의 생각을 하게 만드는 모양이다. 자신과의 대화를 자주 글로 옮겨서 스스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우리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