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기적을 꿈꾼다. 자신 혹은 사랑하는 사람이 병상에서 벌떡 일어나 달릴 수 있었으면,하늘에서 돈벼락이 내렸으면,시험볼 때 정답이 저절로 떠올랐으면,밤 사이 키가 쑥 컸으면,살이 쪽 빠지고 예뻐졌으면 등. 그리곤 부러워한다. 로또복권에 당첨된 사람,쓸모 없다고 여겼던 시골 땅이 올라 부자가 된 사람,TV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남자(혹은 여자)를 잘 만나 신데렐라(혹은 온달)가 된 사람,학교 다닐 땐 별볼일 없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유명인사가 된 사람,신체적 부자유를 딛고 크게 성공한 사람 등. 기적에 대한 소망과 꿈을 이룬 이들에 대한 부러움은 자신에 대한 안타까움과 한탄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남들은 이사만 하면 오른다는데 나는 오르는 집 팔고 떨어지는 곳으로 옮기다니,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하는 일마다 어긋나기만 하고,가뜩이나 힘든데 집안의 우환은 겹치고 사고는 이어지고. 하느라고 하는데도 세상과 하늘이 자신을 비껴간다 싶으면 주저앉거나 주위를 원망하게 된다. 그러나 암으로 다리를 잃고도 고등학교를 수석졸업,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에 입학한 이협군이나 유망한 체조선수에서 사지마비 장애인이 된 뒤 하버드의대를 거쳐 존스 홉킨스 병원 의사가 된 이승복씨의 얘기는 기적이 무엇인지 전한다.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씨나 체코 리버렉에서 열린 세계 장애인 수영선수권대회에서 금ㆍ은ㆍ동메달을 따낸 김진호군의 감동신화도 마찬가지다. 기적도 행운도 남이 아닌 스스로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게 그것이다. 이승복씨의 얘기처럼 기적은 자기 자신 속에 있고 도전하는 삶만이 꿈을 이루게 하는 셈이다. 기적과 행복이 어떻게 찾아오는지에 대해 칸트와 슈바이처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해야 한다.그러므로 나는 할 수 있다." "행복은 일하고 땀 흘리고 목표를 추구하는 가운데 찾아오는 것이다.행복과 성공의 핵심은 소비가 아니라 생산이다.재능을 받은 데 대한 감사와 재발견의 과정없이 행복이나 성공을 바랄 순 없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