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내수회복 지연 등으로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서도 국내 주요기업들은 대부분 올해 채용규모를 확대한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신규 사업진출이나 설비투자에는 다소 소극적일 수밖에 없지만 앞으로 찾아올 성장의 기회를 노려보기 위해 우수 인재는 반드시 확보해 놓아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과제에 기업들이 동참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채용 확대 움직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기업들은 특히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성장전략에 초점을 맞추면서 국제적인 안목과 능력을 갖추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공격형 인재를 선호하고 있다.


기술 경쟁력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면서 이공계 출신의 중요성도 과거 어느 때보다 부각되는 추세다.


기업들은 또 소비의 주체로 급부상한 여성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여성 인력의 비중도 급격히 높여가고 있으며 출신학교,전공,학점 등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채용기준들을 과감히 떨쳐버리는 분위기다.


삼성그룹은 올 하반기 중 50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올해 전체 채용규모는 상반기 3300여명을 합해 모두 8300여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는 지난해 전체 채용규모 8060명보다 200여명 증가한 것.


LG그룹도 올해 전체적으로 6200명을 채용한다.


지난해 6100명보다 100명가량 늘어났다.


SK그룹도 하반기에 경력사원 500명,신입사원 600명 등 모두 1100명을 신규 채용키로 했다.


지난해 하반기 800명보다 40% 늘어난 수치다.


GS그룹도 올 하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 180명보다 약 45% 늘어난 260여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을 계획이다.


이같이 대기업들이 채용인원을 대폭 확대하는 것은 '기업의 미래 성장엔진은 우수인재'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그룹은 올해 8300명의 신입사원 중 30%인 2500명을 여성 인원으로 채우기로 했다.


LG전자도 지난 2003년 11% 선이던 대졸 여성 사원 채용 비중을 올해 20% 선으로 늘릴 계획이다.


SK그룹의 경우 공장 엔지니어를 비롯해 전통적으로 남성 위주로 뽑아왔던 분야에서 여성 인력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 관계자는 "여성 특유의 감성과 잠재력을 회사의 경쟁력으로 연결시켜야 한다는 이건희 회장의 경영방침에 따라 해마다 여성인력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R&D인력의 비중을 높여가고 있는 것도 최근 기업들의 채용 트렌드다.


삼성 LG 현대차 SK 등 4대 그룹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전체 신규 채용인원의 70% 이상을 이공계 출신으로 뽑고 있다.


과거 기업들은 출신학교와 전공 학점 등을 신입사원 채용의 주요 기준으로 삼아왔다.


보통 수천명 이상의 취업준비생이 지원하는 공채의 특성상 일률적인 기준에 의해 당락을 결정짓는 게 수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창의성과 진취성,전문성 등이 우수 인재 요건으로 부각되면서 기업들은 기존의 채용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있다.


수년간 쌓아온 선발 노하우와 시스템을 통해 자사의 입맛에 맞는 능력있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들어 기업들이 신입사원에게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창의성이다.


제품의 품질과 기술의 차이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한 혁신만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취업준비생들은 자기소개서에서부터 면접까지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자신을 남들과 차별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