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 좋아져도 체감경기는 '싸늘' .. 소비자 기대지수 5개월째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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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지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체감 경기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최근엔 고유가와 부동산종합대책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향후 경기를 불안하게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싸늘한 체감경기
통계청이 8일 발표한 '8월 소비자전망 조사'에 따르면 향후 6개월 후의 경기를 재는 소비자 기대지수는 94.8로 전달(95.2)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4월 이후 5개월째 내림세다.
소비자 기대지수가 5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2002년 7∼11월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이다.
소비자 기대지수는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6개월 후의 경기나 생활형편 등이 현재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의견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예상보다 더 많다는 것이고 100을 넘으면 그 반대다.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와 생활형편 등이 어떠한 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도 78.3으로 전달에 비해 0.6포인트 하락하며 지난 4월 이후 4개월 연속 하향곡선을 그렸다.
◆경기는 회복되고 있다는데
체감 경기와는 달리 실물경기 전반을 나타내는 지수들은 양호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7월 중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 및 음식점업'을 뺀 모든 업종에서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2% 증가했다.
2002년 12월(6.5%) 이후 3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7월 산업생산 증가율도 지난 1월(14.6%)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7.0%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체감지표와 실물지표가 엇갈리게 된 가장 큰 요인으로 '양극화'를 꼽는다.
업종 간 또는 대기업과 중소 자영업자 간 괴리가 커지면서 경기 회복 기운이 매우 불균등하게 전파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예컨대 같은 도·소매업종 내에서도 자동차 판매는 지난 7월 중 전년동월 대비 25.5%나 늘어난 반면 가정용품 가정용기기 음식료품 등은 마이너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전체 산업생산 역시 7월에 7.0% 늘긴 했지만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을 제외할 경우엔 증가율이 2.3%로 뚝 떨어진다.
◆유가와 부동산이 복병
연일 고공 행진을 하고 있는 국제 유가도 체감 경기를 얼어붙게 만든 원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8월 경제동향'에서 "고유가로 교역 조건이 악화돼 소득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밑도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말 발표된 부동산종합대책도 소비 심리에는 부정적이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으로 건설 경기가 과도하게 악화될 경우 소비심리 회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