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대책 이후...] 재건축.재개발 입주권 양도세 중과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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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입주권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피해 나갈 수 있는 대형 구멍이 있다?' 내년 이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는 재건축·재개발 입주권을 주택으로 간주해 양도소득세를 중과하더라도 매도 순서만 바꾸면 양도세를 현재 수준으로 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번 조치의 허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1가구 다주택자가 입주권이 아닌 기존 주택을 먼저 팔면 양도소득세가 대폭 올라간다.
예를 들어 '1주택과 1입주권'을 가진 투자자가 주택을 먼저 팔면 입주권이 주택으로 간주되는 만큼 1가구 1주택자에게 주어지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또 '2주택 1입주권'을 보유한 투자자가 주택 1채를 먼저 팔면 3주택자로 간주돼 60%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그러나 입주권(단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을 먼저 팔면 세금은 지금과 변함이 없다.
예를 들어 1주택 1입주권을 가진 투자자가 입주권을 먼저 팔 경우 지금처럼 9∼36%(보유기간 2년)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후 1주택(3년 보유·2년 거주)을 팔면 1가구1주택 비과세 혜택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1주택 2입주권을 가진 투자자도 입주권 2개를 먼저 팔면 입주권에 대해선 9∼36%의 세율이 적용되고 1주택에 대해선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극단적으로 설명하면 입주권을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더라도 양도세 중과를 피해 나갈 수 있는 구멍이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내년 이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을 예정인 재건축·재개발 대상 주택을 가진 다주택자는 양도세를 절약하기 위해 집이 헐릴 때까지 버티다가 입주권부터 매도하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세무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다만 투기과열지구에서 2003년 12월31일 이후 조합 설립이 인가된 재건축 아파트는 조합원 지위(입주권) 전매가 금지돼 있어 입주권을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다.
따라서 재건축보다는 재개발 시장에서 버티기 전략을 구사하는 이들이 많이 나올 전망이다.
세무사들은 입주권을 먼저 팔면 세금 부담이 높아지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시장에 매물을 불러내 가격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하나은행 김근호 세무사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끝난 후 등기를 하면 바로 다주택자가 되는 만큼 등기 이전에 팔아 양도세를 절약하려는 이들이 매물을 많이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