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카트리나'의 대재앙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인상 행진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FRB는 7일 발표한 미국경제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카트리나가 남부 해안지역을 강타하기 전 6주 동안 미국 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며 "그러나 고유가,특히 휘발유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FRB는 이어 "에너지가격을 제외하면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완만한 수준이지만 휘발유를 비롯한 상품가격 상승으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일부 산업에서는 비용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시각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다른 상품값도 올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어서 금리 인상 여부와 관련해 주목된다. FRB는 이와 함께 "철강과 화학제품 등 건설 및 제조업 재료 가격은 상당폭의 상승세를 보였고 주택시장은 강세를 보이긴 했지만 플로리다 등 일부 지역에서는 수요가 약해지고 진정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FRB는 그러나 카트리나의 영향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FRB의 이날 보고서는 지난 7월중순부터 8월29일까지 취합된 경제관련 정보를 토대로 발간됐다. 따라서 카트리나의 경제적 영향에 대한 분석은 담겨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가 일부에서는 "카트리나에 따른 경기위축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는 데도 FRB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언급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이날 마이클 모스코우 시카고 FRB 총재가 "카트리나로 올해 남은 기간 경제성장률이 일시적으로 둔화될 수도 있겠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승한다면 적절한 금리 인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점도 시장 참가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스트리트닷컴의 애널리스트 앨런 루빈은 "카트리나의 피해가 엄청난 점을 감안하면 FRB가 오는 20일 열리는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아직은 우세하다"면서도 "하지만 이날 발표된 베이지북의 내용과 시카고 연준 총재의 발언 등을 감안하면 FRB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속단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말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