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지시간 2일 독일 베를린 국제박람회장에서 개막돼 내일까지 열리는 'IFA 2005'에서 한국 빅3 가전업체들이 디지털 리더의 매력을 발산하며 유럽인들의 눈과 귀를 한껏 끌어 모았다고 합니다. 현장을 다녀온 취재기자와 함께 현장 분위기 전해 듣겠습니다. 조성진 기자, 우선 한국 가전업체들이 현장에서 많은 관심을 끌어 모았다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알려져 있는 것처럼 IFA는 독일 베를린에서 매 격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의 A/V 전문 전시회입니다. 그 역사도 깊어 벌써 45회째를 맞이했는데, 올해는 40여개국 1천여개 업체가 참가해 각자의 첨단 제품을 뽐냈습니다. 이 중에서도 한국 기업들은 전 세계 참여기업들 중 단연 돋보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유럽에서 국민적인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는 필립스나, 꾸준한 명성을 이어오던 소니나 파나소닉 등의 일본업체들보다 전시 제품들 면에서나 관람객 동원 면에서 더욱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내 현지 취재를 하는 기자들의 마음을 뿌듯하게 했습니다. 앵커)) 기업별로 한 번 자세히 들여다 볼까요? 삼성전자는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처럼 보이는데요. 기자)) 네, 삼성전자는 참가 업체 중 최대 규모인 연면적 1,570평의 대규모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세계 최대 규모의 102인치 PDP TV, 80인치 LCD TV 등을 전시한 삼성전자의 부스에는 개막 때부터 수천명의 관람객이 한꺼번에 몰려 들어 유럽 내 삼성의 인기를 실감케 해습니다. 삼성전자 부스 전시기획 담당자의 인터뷰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구본무 / 삼성전자 차장 "삼성전자의 부스에는 브랜드 2기 전략인 '이매진(Imagine)'을 주제로 홈 엔터테인먼트,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IT 제품 등 3개 분야로 나눠 첨단 제품들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102인치 PDP TV와 82인치 LCD TV, 71인치 DLP TV 등의 대형 디지털 TV를 활용해 꾸며놓은 홈시어터 시연장에는 화면크기와 엄청난 사운드를 경험하러 온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외에도 슬림형 브라운관TV와 DMB TV, 디지털 캠코더, 노트북, 포토 프린터 등의 첨단 신제품들이 유럽인들은 높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현지에서 전자제품 딜러를 하고 있다는 독일 현지의 한 여성의 인터뷰 들어 보시죠. 인터뷰) 독일 관람객 "삼성 부스를 처음 본 인상은 제품들이 매우 다양하고, 디지털화된 제품들이 많아 매우 호감이 가고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전자제품 딜러로 일하는 만큼 앞으로 삼성의 거래처들과 더많이 일하고 싶습니다." 앵커)) LG전자와 대우일렉 등 국내 다른 종합 가전업체들의 부스도 성황을 이뤘다죠? 기자)) 네, LG전자는 2003년 전시회 대비 1.5배 이상 확대된 800여평의 규모의 부스를 설치하고, 과시형 제품보다 실제 양산제품을 앞세운 '실용' 전시 컨셉을 내세웠습니다. 실제로 부스 중 많은 부분을 바이어와의 구매 상담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했으며, 이에 맞게 한국 본사에서 100여명 이상의 영업직원들이 대거 전시장에 함께 했습니다. LG전자는 71인치 PDP TV와 60인치 Full HD급 PDP TV를 중심으로 다양한 PDP, LCD, 플랫 TV 등을 전시하며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특히, LG전자의 부스 한 켠에는 PDP패널 제작에 쓰이는 '싱글스캔'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TV 내부를 해부해 놓아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와 함께 LG전자 부스 안에 LG필립스LCD가 한 자리를 차지해 LCD패널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대우일렉은 약 300평의 독립 전시관을 임대받아 디지털 영상가전과 홈네트워크 신제품 등을 전시했습니다. 대우일렉은 'Evolution(진화)'을 주제로 디지털 영상가전, 홈네트워크, 휴대용 미디어, 모바일 미디어, 디지털 레코딩 등 5가지 테마를 가진 전시공간을 기획했습니다. 특히 주제에 어울리는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앵커)) 현지에서 세계 TV의 시장 석권을 향한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치열했다죠? 기자)) 네, 삼성전자가 이미 개막 전날부터 디지털미디어총괄 최지성 사장이 내외신 기자를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는 TV르네상스를 여는 선도기업으로 새로운 시대를 이끌고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 사장의 기조연설 내용 일부 들어보시죠. 인터뷰) 최지성/삼성전자 DM총괄 사장 "이제 우리는 (TV산업의) 세번째 물결의 출발점에 있습니다. 이것은 TV를 즐김에 있어서 인공적인 것에서 자연적인 화질로의 진화로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TV산업에서 흑백TV에서 컬러TV로의 진화가 제1의 물결, 아날로그TV에서 디지털TV로의 진화가 제2의 물결이라면, 인공적인 것에서 자연적인 것으로 진화하는 것을 제3의 물결로 지칭한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이같은 변화를 주도하는 여러 요소들을 주도하며 미래 TV 시장에서 'TV 르네상스'를 여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최 사장은 HD방송과 DMB 등 새로운 TV의 환경을 강조하며, 삼성전자가 LCD TV나 PDP TV, DMB TV 등의 다양한 첨단 디스플레이 제품들을 통해 이 시장의 주도자가 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것에 대한 구체적인 결과로 최 사장은 삼성전자가 내년에 세계 디지털TV 시장에서 전 부문 1위를 석권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프로젝션과 브라운관 부문 선두에 이어 PDP와 LCD 부문에서도 일본 업체들을 맹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 2분기 매출액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 9.9%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오른 바 있습니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삼성전자는 26인치 이상 LCD TV와 42인치 이상 고화질 PDP TV 판매 비중을 늘리는 등 대형 고부가 제품의 판매에 주력해 디지털TV 전 부문 1위 달성을 이룬다는 방침입니다. LG전자도 이에 맞서 유럽TV 시장 1위 달성을 내세웠습니다. 역시 올 2분기에 판매량 부문에서 세계 1위에 오른 LG전자는 폴란드 공장을 전초기지로 내년에는 유럽 TV 시장 1위에 오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LG전자는 지난 4월 공사에 들어간 폴란드 디지털 TV 제2공장이 다음달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감에 따라 유럽시장에서 PDP는 올해, LCD TV는 2007까지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0년까지 1억 1천만달러를 투자해 유럽의 급격한 수요확대에 대응하겠다는 LG전자는 올해 10억달러로 예상되는 폴란드법인 매출을 2010년 30억 달러까지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이밖에도 CEO들의 장외경쟁도 뜨거웠다죠? 기자)) IFA 전시장에는 국내 가전업계를 대표하는 많은 CEO들이 현장 경영을 펼쳐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중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최지성 사장은 개막일 내내 삼성 부스에 머무르며, 삼성 제품을 알리는데 힘쓰는 모습이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미 개막 전날 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에서 삼성전자가 'TV 르네상스'를 열겠다고 주장했던 최 사장은 개막일에도 삼성 부스에 밀려든 손님을 맞이하는 분주한 일정을 보냈습니다. 최 사장은 개막 첫날 삼성 부스를 방문한 독일 클레멘트 노동부 장관과 베어라이트 베를린 시장에게 직접 제품 설명을 하며 현지 언론들의 집중 조명을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최 사장은 전시장 부스 내에서 여러팀의 바이어들과 만나 상담을 통해 삼성 제품을 유럽에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습니다. 특히, 틈틈이 일반 관람객들 속에 섞여 삼성 제품에 대한 평가를 귀기울여 듣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 사장은 "매 2년마다 참가하는 IFA에 매년 부스의 규모를 확장시켜 나가는 것 만큼 유럽에서 삼성 제품의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일반 관람객들 속에 섞여 삼성의 제품에 대해 좋은 평가를 들을 때 피곤이 싹 가신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LG필립스LCD의 구본준 부회장은 언론과의 접촉은 피한 채 3시간 가량 자사의 부스 외에도 여러 회사들의 부스를 두루 둘러보며 제품들을 비교분석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전에 LG전자 내 한켠에 마련된 LG필립스LCD 부스를 찾은 구 부회장은 LCD패널과 OLED 등의 전시물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구 부회장은 이어 도시바, 샤프, 소니, 베코베스텔 등 LCD TV를 생산하는 여러 업체들의 부스를 두루 방문하며 일일이 제품을 만져보고 비교했습니다. 또한 자리를 함께 한 LG필립스LCD와 LG전자 임원들에게 전시장을 둘러본 후에 느낀 소감을 부지런히 전하며, 향후 개선돼야 할 방향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구 부회장을 대동한 LG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구 부회장이 내 제품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꼼꼼히 분석하며, 향후 LCD 패널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챙겼다"고 말했습니다. 구 부회장은 전시장에서의 일정 이후 필립스 그룹이나 마쓰시타의 사장단을 만나 패널 공급에 대해 협의했다고 LG 관계자들은 전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이번 전시회를 돌아본 소감 종합해 주시죠. 기자)) 역시 한국 가전업체들의 위상이 유럽 시장 내에서 무척 커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모두에 이미 말씀드린 것 처럼 굳이 관람객들의 반응을 종합해 보지 않더라도, 단순히 나타난 부스의 규모나 방문객들의 수만 보더라도 우리 업체들의 수준은 유럽업체나 일본업체들을 훨씬 능가했습니다. 여기에다 전시된 제품들을 바라보는 유럽 현지인들의 반응까지 합한다면 이번 IFA의 주인공은 단연 국내 기업들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결과들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삼성이나 LG가 공언한 것 처럼 유럽과 세계 디지털TV 시장의 주도권 장악은 어렵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취재가 상당히 기분좋은 취재였습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