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후기 낭만파 음악의 거장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가 무려 26년에 걸쳐 완성한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은 북유럽의 신화와 음악이 녹아있는 대작 오페라다.


4부작 전체 공연 시간만 17시간에 달해 쉽게 무대에 올려지지 않는다.


러시아의 명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마린스키 극장이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라인의 황금'(24일) '발퀴레'(25일) '지그프리트'(27일) '신들의 황혼'(29일) 등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을 차례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4부작 전체를 선보이는 것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처음이다.


'니벨룽의 반지'는 절대권력을 상징하는 반지를 차지하기 위해 신과 거인,난쟁이('니벨룽'은 극중 난쟁이 종족을 뜻한다),인간이 벌이는 싸움을 기둥 줄거리로 삼고 있다.


북유럽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줄거리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해가 뜨고 라인강의 황금이 밝게 빛나면서 작품의 막이 오른다.


이 황금으로 반지를 만들어 끼는 자는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절대권력을 얻게 되지만 대신 영원히 사랑을 포기해야 한다.


못생긴 외모 때문에 누구로부터도 사랑을 받지 못하는 난쟁이 알베리히가 분노로 황금을 훔쳐 반지를 만들면서 비극은 시작된다.


이 작품은 1876년 8월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초연된 이후 많은 거장들이 다양한 해석을 시도했다.


21세기에 들어와선 2003년 바덴바덴에서 대성공을 거둔 게르기예프의 버전이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공연을 위해 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와 오페라단 300여명이 내한한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지그프리트역의 레오니드 자코자예프와 알렉세이 스테블리안코,보탄역의 예브게니 니키틴과 미하일 키트,브륀힐데역의 올가 세르게예바,올가 사보바,라리사 고골레프 스카야 등 출연진 대부분이 바그너 전문 가수다.


7일과 14일,21일,28일 예술의전당 앞 '진 뮤직 갤러리'에서는 음악평론가 이순열,음악 칼럼니스트 유혁준 정준호 박준용 등이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을 쉽게 감상할 수 있는 설명회를 갖는다.


(02)518-7343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