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모델에만 의존해 시각적인 측면을 강조한 광고는 소비자의 기억에 오래 남지 않습니다.광고는 메시지로 승부해야 합니다." 지난 7월 외국계 광고회사 비비디오(BBDO)코리아 사장으로 발탁된 이강원 대표(47)는 우리나라 광고가 모델에 지나치게 의존한다고 말했다. "광고시장 규모는 세계 9위지만 경쟁력은 제3세계 국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게 그의 진단. 이 대표는 그 원인으로 계열사에 광고 물량을 몰아주는 인하우스(In-house)와 빅모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관행을 꼽았다. 국내 광고의 빅모델 출연 비중은 25%로 선진국의 두 배 수준이다. 15초란 제한된 시간에 빅모델 노출에 신경을 쓰다 보니 광고의 생명인 크리에이티브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는 것. 미국 텍사스주립대학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은 이 대표는 오리콤 LG애드 등을 거쳐 1999년 실버블렛이란 독립광고회사를 설립해 약 5년간 운영했다. 실버블렛은 현재 GS계열사 광고를 전담하고 있다. 이 대표는 BBDO로 자리를 옮긴 후 두 달여 동안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 잇따라 광고를 수주하는 개가를 올렸다. 그래서 사무실은 요즘 축제 분위기란다. "광고회사는 팀워크로 굴러가는 조직입니다. 조직 전체가 성취감을 공유할 수 있도록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CEO의 역할입니다." 이 대표는 뉴미디어 출현에 따른 '개인미디어 시대'에 대비해 뉴미디어 이벤트를 전담할 '프락시머티'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BBDO코리아는 미국 광고그룹 옴니콤의 자회사인 BBDO가 태평양 계열사였던 동방기획에 자본 참여하며 출범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