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순항해 왔던 미국 경제가 고유가와 집값 거품 붕괴 가능성 등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경제는 올 1분기 3.8%,2분기에 3.4%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처럼 고유가로 인한 충격이 적었던 가장 큰 이유로는 집값 상승이 꼽힌다. 저금리 기조 속에 집값이 올라가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많은 돈을 벌어들였기 때문에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위축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집값 상승이 지나치다며 버블 붕괴 가능성을 우려하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집값은 최근 5년간 전국적으로 평균 50.5% 상승했다. 또 주택 임대가격 상승도 위험 신호로 꼽힌다. 부동산 조사기관인 글로벌 리얼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작년에 대도시의 85%에서 임대료가 올랐다. 이는 집값에 부담을 느낀 사람들이 주택 구입 대신 임대 쪽으로 돌아섰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으로 결국 집값이 정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집값 거품이 꺼지면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샀던 사람들이 큰 손해를 보게 되고 이는 곧 소비 감소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은행에 타격을 줘 기업 대출 요건이 까다로워지는 등 금융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유가 상승으로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달러를 넘어서고(현재 갤런당 2.6달러 수준) 집값마저 하락하면 소비는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위축될 수 있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심상치 않다. 현재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연 4.06%인 반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연 4.18%를 기록,금리차가 불과 0.12%포인트로 좁혀지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머지않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통상 이 같은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를 알리는 신호로 여겨져 왔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