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은 기술자체의 개발보다는 고객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을 파악해 그에 맞는 기술을 찾는 데 힘을 쏟아야 합니다." 이안 맥밀란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29일 비즈니스포럼 기조강연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중소기업은 대기업만큼 새로운 분야의 연구개발(R&D)에 쏟아부을 여력이 부족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맥밀란 교수는 중소기업의 성공사례로 미국 여행용 가방업체인 '투미'를 예로 들었다. 그는 "투미는 고객들의 행동패턴을 철저히 분석한 후 필요한 기술과 소재를 외부 대기업에서 찾아 시장에 적합한 상품을 내놓아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맥밀란 교수는 "중소기업은 고객이 일반 소비자든 대기업이든 모든 조직을 고객 및 시장지향적으로 혁신하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맥밀란 교수는 "한국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의존도가 높아 비용측면에서 원자재 뿐 아니라 고객(대기업)들로부터 원가절감 압력에 시달리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은 서로 출혈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네트워크를 구성해 분업화하고 전문화하는 것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맥밀란 교수는 조직경영학의 대가로 뉴욕대와 컬럼비아대 교수를 거쳐 지난 86년부터 와튼스쿨에 몸담아 왔다. 그는 GE의 초기 구조조정작업에 참여했으며 시티은행 뉴욕증권거래소 IBM 올림푸스 HP 등의 컨설팅을 담당했다. 대구=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