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80년대와 90년대의 미국을 주목해야 한다. 극심한 불황을 겪던 미국이 일본을 제치고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한 뒤에는 '블루오션'(Blue Ocean)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 경영계를 강타하고 있는 블루오션 신드롬의 주인공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의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가 최근 서울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블루오션 전략 창시자들과의 대화'에서 한 말이다. 블루오션(Blue Ocean)은 경쟁이 없는 거대 시장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치열한 유혈경쟁의 격전장인 '레드오션'(Red Ocean)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김 교수는 미국은 80년대 사양산업을 모두 한국과 필리핀 등으로 넘기면서 지독한 실업과 불황을 겪고 일본에 추월당했으나, 월마트·스타벅스·애플·필립스·포드 등 많은 기업이 블루오션 전략을 앞세워 일본을 초토화시켰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국은 미국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교수는 약 200여명의 국내 CEO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행사에서 빗발치는 질문에 조목조목 답변했다. 한 기업인이 "R&D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 블루오션 창출이 어렵다"고 하자 김 교수는 "알을 깐 사람하고 알을 낳은 사람은 다르게 마련"이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을 깐 사람만을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즉 중요한 것은 개발 능력보다는 시장에 착상시키는 능력이며, 이것이 바로 '블루오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PC를 처음 만든 회사를 애플로 알고 있으나, 실은 작은 중소기업이 만든 것을 사들인 것이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스나 윈도 프로그램도 중소기업에서 산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김 교수는 또 호주가 프랑스를 제치고 미국 와인시장을 석권한 것도 까다로운 와인 애호가가 아닌 맥주 소비자를 대상으로 맥주처럼 간편하면서도 무드 있게 마실 수 있는 와인으로 승부했음을 상기하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블루오션을 찾는 길은 무엇인가. 철저한 실천위주의 '혁신'에 있다. 혁신은 실천이 문제다. 말처럼 쉽지 않은 탓이다. 아무리 의욕이 앞서도 실행을 하지 못하면 결과물을 도출해 낼 수 없다. 그렇다면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혁신의 테마로 잡았다가 계획에 옮기는 것이 순서다. 천리 길을 한걸음에 달려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고 했다. 혁신을 통해 성공을 거둔 기업이나 경영자를 벤치마킹하면 된다. 그것이 지름길이다. 도요타의 철저한 '실천위주' 혁신은 거창한 구호나 프로그램에 있지 않고 평범하면서도 일상적인 개선활동에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폐자재를 활용해 목재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플라스틱 보빈(드럼)을 국내최초로 개발한 보빈월드와 휴대폰 내장 안테나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주)나유통신이 바로 실천주의 '혁신'을 통해 블루오션을 개척한 케이스다. 또 대기업들이 '인하우스 에이전시'(계열 광고회사)에 광고를 몰아주는 관행을 깨기 위해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전문영역을 확보한 (주)adsharp과 인테리어 디자인이 단순한 실내장식쯤으로 여겨지던 70년 설립돼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민 설계, 여성 CEO의 섬세함을 앞세운 감성적 리더십으로 '맨손신화'를 일궈낸 참공간 디자인연구소 등도 혁신적인 사고를 통해 성공한 기업들이다. 이들에게 혁신은 멀리 있지 않다. 버거운 대상도 아니다. 명백한 1등의 목표와 즉시 실행에 옮기는 자세, 그리고 이를 이끌어내는 최고 경영자의 자질을 바탕으로 성장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는 '작지만 강한' 기업들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