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미술품 경매회사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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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미술품 경매회사가 생겨나 그동안 ㈜서울옥션이 독점해오던 국내 미술 경매시장이 경쟁체제로 돌입하게 됐다.
28일 미술계에 따르면 갤러리현대는 학고재화랑 하나은행과 공동으로 오는 11월께 경매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서울옥션은 신세계와 손잡고 10월 초 서울 청담동에 있는 '조르지오 아르마니'매장에 분점을 열 계획이다.
갤러리현대의 경매회사 설립으로 국내 화랑의 양대 산맥인 가나아트갤러리(서울옥션 모회사)와 갤러리현대가 경매시장을 놓고 또 다른 '한판 대결'을 벌인다.
서울 사간동에 있는 구(舊) 갤러리현대 자리에 문을 열 제2의 경매회사는 대주주들 간 지분 배분과 자본금 규모가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갤러리현대가 전체 지분의 50% 이상을 갖는 최대주주로 나서고 하나은행이 15%,학고재화랑이 10~15%씩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금은 당초 30억원에서 줄어들어 15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대표로는 김순응 전 서울옥션대표가 내정된 상태다.
갤러리현대는 근·현대 및 해외 미술품을,학고재화랑은 고미술품을 각각 맡는다.
박명자 갤러리현대 사장은 "갤러리현대는 경매회사의 자문역만 맡지 지분에는 일절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신 박 사장의 장남으로 현재 외국계 증권사에 근무하는 도현순씨가 최대주주로 참여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박 사장은 경매에서 다룰 분야와 관련,"모든 장르를 다루는 서울옥션과 달리 당분간 해외 미술품과 중저가 대중 미술품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남에 분점을 내는 서울옥션은 아르마니 청담점 4층에,신세계는 3층에 각각 들어서 서울옥션과 신세계백화점 VIP 고객을 위한 라운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옥션 평창동 본점과 달리 VIP 고객들 간의 미술품 교환경매 이벤트 경매 등 강남의 주요 고객 취향에 맞는 '부자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백화점 VIP 고객과 서울옥션 VIP고객 간 교류의 장도 마련해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경매회사가 두 곳으로 늘어나 경쟁체제에 돌입하면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규모가 더욱 커지고 미술품 감정(鑑定)시스템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1998년 말 출범한 서울옥션은 지난해 매출액이 140억원에 불과하지만 매출 증가율이 해마다 20~30%에 달할 정도로 급신장하고 있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