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 노조가 파업을 결의,자동차 업계에 연쇄파업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파업을 벌여 왔다. 회사측 집계에 따르면 이 기간에만 11만2675대의 생산차질로 회사는 1조5098억원의 손실을 봤다. 특히 기아차 노조는 올 들어 취업 및 부품반출 비리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었던 터라 이번 파업을 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무리한 요구 내세워 파업 기아차는 올초 취업비리로 물의를 빚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노조원이 회사의 자동차 부품을 상습적으로 빼돌려 카센터에 팔아넘기다 절도혐의로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런데도 노조는 임금협상에서 무리한 주장을 내세워 파업의 명분으로 삼았다. 특히 올해는 임금협상만 진행해야 하지만 임협과는 상관 없는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는 게 회사측 주장이다. 고소·고발로 인한 벌금을 회사측이 부담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또 임금협상 교섭 대상이 아닌 비정규직의 임금 요구안(기본시급 15.6% 인상,성과급 300%+α,상여금 700%)까지 교섭테이블에 들고 나왔다. 불법행위로 해고된 근로자의 복직 문제도 안건으로 제시했다. ◆'임금인상 요구 과도' 기아차 노조는 △월 임금 10만7485원(기본급 대비 8.4%) 인상 △라인수당 평균 1만6336원(기본급 대비 1.3%) 인상 △성과급 300%+α지급 △2004년 추가성과급 100% 별도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의 경영실적을 감안하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기아차는 상반기 영업이익(409억원)과 순이익(3413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85.5%,11.4% 줄었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원자재값 상승 등에 발목이 잡힌 결과다. ◆현대차 파업 손실 급증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지속되면서 생산차질로 인한 손실도 늘고 있다. 현대차는 파업 첫날인 25일 주야 각 2시간(잔업 포함시 각 4시간) 파업한 결과 생산차질 2165대,매출손실은 31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둘째날인 26일에는 주야 각 6시간(잔업 포함시 각 8시간) 파업을 실시,6238대의 생산차질과 893억원의 손실이 났다. 부분파업 이틀 만에 총 8403대의 생산차질과 1207억원의 매출손실을 입게 됐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30일까지 파업이 지속될 경우 손실이 2238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협력업체도 큰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 부품 협력업체는 1차벤더 310여개,2차벤더 3400여개로 고용된 인원만 40만명을 넘는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