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King, George"


세계 100대 골프장 선정위원회가 이달 중순 제주 나인브릿지골프장의 김운용 대표(58)에게 전화로 전한 이 한마디(George는 외국사람들이 김 대표를 부르는 애칭)는 한국 골프장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1900년 북한 원산에 국내 첫 골프장이 생긴지 1백여년만에 나인브릿지가 세계 100대 골프장에 처음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며칠 밤을 꼬박 새우며 선정소식을 기다렸다는 김 대표는 피곤한 듯 입술이 부르터 있었다.


"국내 제일의 '명품골프장'을 만들겠다고 제주로 내려간 지 7년만입니다.아시아에서는 1940년에 건설된 일본의 도쿄CC와 나인브릿지 두 곳이 이번에 100대 골프장으로 뽑혔습니다."


김 대표는 골프장 개장 1년 전부터 세계 100대 골프장 진입을 준비해왔다. 당시 골프장 운영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부임하자마자 미국의 코스관리 컨설턴트와 골프장 운영 컨설턴트를 영입하고 이들의 조언을 토대로 바닥부터 일구기 시작했다.


"100대 골프장은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외국어 가능자를 우선 채용했고 외국사람 입맛에 맞추기 위해 클럽하우스 주방장을 미국으로 연수보내기도 했지요."


미국 LPGA투어 대회를 여는 등 홍보에도 힘썼다. 하지만 처음부터 예상치 못한 벽에 부닥쳤다.


"100대 골프장이 되려면 우선 선정위원들이 직접 골프장을 봐야하는데 아무도 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접대' 형식으로 초청하면 안되고 모두 자비로 와야 하거든요. 워낙 바쁜 사람들이라 시간 내기도 쉽지 않았구요. 그래서 올해까지 3차례에 걸쳐 세계클럽챔피언전을 개최,선정위원들이 자연스럽게 와서 코스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지요."


김 대표는 명문골프장의 요건으로 3가지를 들었다. 첫째 코스가 어려워야 하고,둘째 잘 친 샷과 미스 샷에 대한 상벌이 공정해야 하며 셋째 자연을 그대로 살린 환경친화적 골프장이어야 한다는 점 등이다.


"세계 100대 골프장 가운데 30곳을 둘러봤습니다. 1위인 미국의 파인밸리는 자연을 그대로 살린 코스로 감탄이 저절로 나오고 2,3위인 사이프러스포인트와 페블비치도 바다와 어울린 코스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코스가 어렵다는 게 공통점이지요."


김 대표는 제주도에 이어 경기도 여주에 또 다른 '명품 골프장' 건설작업에 들어갔다. 18홀 규모의 부지매입을 끝내고 지금 인ㆍ허가 작업 중이다. "전혀 다른 개념의 클럽하우스를 건설하고 그린은 겨울에도 얼지 않게 만들 계획입니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의 오거스타내셔널GC가 한국에 생긴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삼성프로야구단 창단도 진두지휘했던 김 대표는 "프로구단시절 고생을 많이 하면서 배운 게 딱 한 가지 있습니다. 프로는 최고가 돼야만 살아남는 다는 것이죠"라는 말로 인터뷰를 맺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