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중인 대구지역 중견 건설업체 청구의 매각 향배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02년 극동건설 매각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주연'은 론스타다. 지난 4월 실시된 청구 매각을 위한 입찰에서 론스타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GB시너웍스 컨소시엄에 이어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론스타는 GB시너웍스가 제시한 금액을 약간 밑도는 1210억원을 써냈다. 하지만 본계약까지 맺은 GB시너웍스측이 지난달 잔금을 납입하지 못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당했다. 이에 따라 법원과 매각 주간사 등은 약 한 달간 예비협상자인 론스타에 협상권을 줄 것인지 아니면 원점에서 재입찰을 실시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론스타 관계자는 "재입찰 여부가 결정된 뒤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론스타측은 이미 예비협상대상자에게 협상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 등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구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것이다. 청구 관계자는 "론스타가 우선협상자 지위를 넘겨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입찰제안서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지위를 박탈당하면 협상권을 예비협상자에게 줄 수도 있다'고만 돼 있어 론스타에 협상권을 넘기지 않아도 법적인 하자는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논란은 예비협상대상자 지위를 둘러싼 법적 해석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 매각을 위해 특정 업체와 본계약을 체결하면 예비협상자 지위도 없어진다는 해석과 관계인 집회 등 정리절차가 마무리 될 때까지 그 지위가 살아 있다는 해석이 맞서고 있다는 것. 법원이 앞쪽의 입장을 택하면 사실상 론스타의 예비협상자 지위는 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처럼 매각 방향 결정이 늦어지는 것은 청구 임직원들의 론스타에 대한 거부감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만약 재입찰로 방향이 잡히면 론스타는 경쟁입찰을 거쳐야 하지만 우선협상자 지위를 물려받으면 청구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르면 이번 주 중 재입찰을 할 것인지 론스타에 협상권을 줄 것인지를 결정,법원 허가를 얻을 예정이다. 지난 2002년 극동건설 매각당시에는 론스타가 예비협상대상자로서 협상을 진행한 뒤 재입찰 형식을 갖춰 인수전에서 승리한 바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