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달러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이 치솟고 있다. 비즈니스위크 인터넷판은 24일 미국 내 900개 기업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올해 2·4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3%와 2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7.9%)도 비즈니스위크가 기업 실적을 분석하기 시작한 1973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매출액은 7분기 연속,순이익은 10분기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여 닷컴 붐이나 지난 80년대 후반 경기 호황기에 비견되는 호실적을 내고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이처럼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진 것은 비용 절감 노력이 효과를 발휘한 데다 내수 경기 호전과 수출 증가 등 호재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와 달러,금리 등 거시 변수가 이런 성장세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주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순익 10분기 연속 두자릿수 증가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900개 미국 기업의 올해 2분기 매출 총액은 2조3417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상반기 매출 총액도 4조6079억달러로 작년 상반기보다 13% 늘어났다. 또 이 기업들의 2분기 순이익 총액은 1854억달러로 집계돼 작년 2분기보다 20%나 증가했다. 특별이익 같은 돌발 변수를 제외한 900개 기업의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2분기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7.9%로 집계돼 작년 7.5%보다 0.4%포인트 높아져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고유가로 인해 엑슨모빌이 2분기에만 76억달러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에너지 기업들이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고,소비자들의 지출 확대로 코스트코나 아마존 등 온·오프라인 유통 업체의 실적도 좋아졌다. 또 GE와 마이크로소프트,존슨&존슨 등 수출 비중이 높은 다국적 기업들이 지난해보다 높은 실적을 냈으며,금융회사들은 장·단기 금리차를 이용한 거래 등을 통해 2분기에 큰 수익을 올렸다. 반면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이 14억달러,델타항공이 3억8200만달러의 적자를 내는 등 고유가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체들의 실적은 악화됐다. ○구조조정 등으로 고유가 극복 올해 2분기 중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고 유가도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등 외부 환경이 악화됐지만 미국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과 자본 지출 축소 등을 통해 이런 어려움을 극복했다. 또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에 다국적 기업들의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메릴린치 수석 전략가인 리처드 번스타인은 "일반인의 생각보다 2004년까지 지속된 약달러의 효과는 상당히 컸으며 이로 인해 수출 기업의 실적이 호전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비즈니스위크는 "유가나 환율이 여전히 불안하지만 기업들이 넘쳐나는 현금을 활용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다면 두자릿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고유가 지속,금리 상승,달러화 강세 반전 등으로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