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못하면 계열사 대표이사는 꿈도 꾸지 마세요."


구학서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월드클래스 백화점'을 표방하며 선보인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신관 개점을 계기로 다시 한번 임직원들의 외국어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구 사장은 자회사 사장단 회의 등에서 수시로 "영어로 회의를 주재할 수 없는 임원은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는 꿈도 꾸지 말라"며 외국어 실력을 쌓을 것을 강도높게 주문하고 있다. 외국인과 웬만한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는 구 사장 본인도 아침마다 7시부터 한시간 동안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 개인 레슨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구 사장의 의지는 실제 인사에도 적극 반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조선호텔 이석구 대표이사(56)와 스타벅스코리아 장성규 대표이사(55). 이들 두 사람은 지난 2002년 비슷한 시기에 이마트 지원본부장(이 대표)과 ㈜신세계 기획담당 상무(장 대표)에서 계열사 대표이사로 전격 발탁됐다. 당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건 업무능력뿐만 아니라 탄탄한 영어실력이 한 몫했다는 후문. 신세계의 한 임원은 "아침 일찍 서울 종로 일대의 외국어 학원에서 계열사 임직원들을 마주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