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 스토리] 동화약품 '까스활명수' .. '활명수하면 부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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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용인민속촌의 동화약품 까스활명수 CF 촬영현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당시 CF 모델로 선정된 탤런트 권은아가 왕비 복장으로 한 기와집에서 촬영을 준비하자 지나가던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장난기가 발동한 권씨는 손에 쥐었던 부채를 펴들며 "부채표를 확인하세요"라고 사람들에게 말했다.
이를 들은 관람객들이 저마다 "까스활명수 광고 찍는 모양이구만"하고 웃으며 돌아섰다고 한다.
동화약품의 까스활명수는 1897년 처음 선보인 이래 지난 108년 동안 액제 소화제의 대명사로 통해왔다.
지금까지 팔린 까스활명수만 약 76억병으로 이를 한줄로 세우면 지구를 23바퀴나 돌 수 있을 정도다.
이런 까스활명수에도 위기가 있었다.
후발주자로 나온 삼성제약의 '까스명수'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면서 까스활명수의 선두자리를 위협한 것.까스명수는 급기야 97년 한때 까스활명수의 매출을 넘어서기도 했다.
위기감을 느낀 동화약품은 즉각 새로운 마케팅 전략 수립에 나섰다.
동화약품으로부터 새로 광고제작을 의뢰받은 대홍기획은 두 제품의 이름이 비슷한 만큼 기존처럼 제품의 효능만을 강조하는 광고로는 차별화를 꾀하기 힘들다고 여겼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부채표가 없는 것은 까스활명수가 아닙니다'라는 광고카피다.
제품 이름은 비슷하게 할 수 있어도 동화약품의 고유 브랜드인 부채표 상표만큼은 따라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결과는 대성공.97년 탤런트 한진희가 광고에서 이 멘트를 처음 쓴 이후 탤런트 권은아,아나운서 손범수 등이 이어받으면서 '까스활명수=부채표=오리지널'이라는 인식이 소비자들의 머리에 새겨지게 됐다.
두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2005년 현재 까스활명수가 65%,까스명수가 14%로 4배가량 격차가 벌어진 상태다.
동화약품은 올해 까스활명수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38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